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보수동 책방 골목 산책 본문
보수동 책방 골목 산책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단어
토요일 오전
민주공원으로 올라가 숲길을 거닐며 산책을 하며 희망하는 몇가지 소망을 생각했다.
그리고 남쪽 부산 남항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언덕길로 하여 산 위에 자리잡은 주택가들을 천천히 지나서
보수동 책방골목이 있는 곳으로 내려 왔다.
카메라를 꺼내들고 책방골목을 촬영을 시작할 때, 서울에 머물고 있는 작은 딸의 전화를 받는다.
....우리 딸 !
이라고 말하는 순간 나의 머리속에서 맴돌던 몇 가지 고민들이 사라지고 무한하게 행복해 졌다.
<우리 딸>이라는 단어가 나의 뇌속에 드는 순간 만병통치약처럼, 진통제처럼
이 세상 모든 고민을 내려놓고 행복한 마음으로 즐겁게 딸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오랜 친구와 말을 나누듯 작은 딸아이와 오랫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로 대화를 나누었다.
작은 딸 아이와 통화를 끝내고 나니 호주로 공부하러간 큰 딸이 또 문득 보고 싶어졌다.
아 ! 내가 어느덧 <우리 딸>이라는 단어만으로 행복해지는, 나이든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행복해서 좋다.
하여 보수동 책방골목을 기분좋게 산책하는 휴일이 되었다.
부산의 돼지국밥집 순례 1
국제시장 부평시장의 밀양집
삼십몇년 전,
나는 우연히 어떤 분을 따라 부평시장 이 골목으로 들어와 새우젓을 넣고 먹어야 한다는 돼지국밥을 처음 먹었다.
그때는 돼지 삶을 때 나는 특유의 냄새가 싫어서 그 이후에는 아주 오랫동안 돼지국밥을 먹지 않았다.
그러다가 1999년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후 사무실 근처에 있던 수영로터리의 <금강국밥>집을 즐겨 찾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돼지국밥의 일종의 매니아가 되었다.
오늘 첫번째 소개할 집은 국제시장의 깡통시장과 붙어있는 부평시장의 <밀양집>으로
보수동 책방골목앞 큰도로 건너 시장통안에 있다.
밀양집은 돼지머리 수육을 도매로 거래하는 집으로 돼지머리 고기 전문집이다.
하여 이 집은 다른 돼지국밥집과 다르게 국밥의 고기가 머리고기로 상당히 부드럽고 다양한 부위의 고기로 구성되어 있어
일반 돼지국밥집의 고기와는 큰 차이가 있다.
내가 먹어본 부산의 국밥중 고기의 수준은 최고 인 것 같다.
나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와서 따로국밥을 주로 먹는데 6,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국밥은 5,000원)
점심시간을 잘 맞추어 가면 새로한 밥을 바로 퍼서 담아 주는데 그 밥 맛 또한 일품이다.
국은 처음에는 약간 돼지 특유의 냄새가 살짝나나 비교적 구수하고 담백하다.
그 주위에 두군데 국밥집이 더 있고 그 맛은 거의 비슷한데 나는 밀양집만 간다.
아주 오랜 전통 때문이지 나이드신 단골들이 많고, 젊은 일본 관강객도 자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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