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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호거산 운문사의 가을 본문
호거산 운문사의 가을
살다가....
살다가
문득
부끄러움을 느낄 때도 있다.
살다가
때로는
느닷없이 외로울 때가 있다.
살다가
지금,
내가 어디쯤 왔을까 궁금할 때가 있다.
살다가
갑자기
모든 것이 부질없음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럴때면
눈 한번
꼬옥 감고 있다가 눈을 뜨면
온 세상이 다시
눈부시도록 밝은 빛을 낸다.
아직은
살아가야 할 만큼의 아름다운 세상이 보인다.
털어내었다가
다시 담고,
다시 털어내고, 담으며
그리
살아가야 하는 모양이다.
아 !
가을 공기가 좋다.
가을 산이 좋다.
가을 숲이 좋다.
가을 냇가가 좋다.
하여,
호거산 운문사에 머물렀다.
......2003년 운문사에서 shadha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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