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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태종대 자갈마당과 남쪽순환도로 본문

靑魚回鄕(부산)

태종대 자갈마당과 남쪽순환도로

SHADHA 2013. 1. 4. 10:07

 

 

 

태종대 자갈마당과 남쪽순환도로

6년전 편지

 

 

 

24년전 무수한 은빛 비늘들이 바다에서 모여 하늘로 오르는 듯한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태종대 자갈마당 뒷 언덕위 소나무 아래에 선 부풀어 오른 머리카락을 바람결에 날리던 젊은 청년이

...나는 할 수 없습니다.
...나는 못 합니다.
...나는 안됩니다. 라는 말을 죽을 때까지 하지 말자는 삶의 신념을 세우고

그 뜻한 의지대로 살다가 17년만에 맞은 단 한번의 큰 실패와 좌절 후

그리고 7년이 지났다.
24년 전 패기 넘치던 젊은 청년이 계속된 크고 작은 실패와 좌절을 쉼없이 경험한 중년남자가 되어

그 바다앞 소나무 아래에 다시 섰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바다 풍경과 나는 24년전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약간의 초조함이 따라 붙은 것 외에는...

누군가가 그랬다.
청춘은 나이를 따라 가는 것이 아니고 마음을 따라 가는 것이라고...

그래,
또 가자,
내 삶에 대한 평가는 다시 24년 후 이 자리에 와서 하는거다...
두 주먹을 쥐고 두 팔을 벌려
하늘과 바다를 안을 수 있는 데까지 안고 목청껏 외쳤다.

...가자, 가자 계속 가는거야 !


 ......2006년 1월 태종대 자갈마당에서 shadha 씀

 

그리고 또 6년이 지난 2013년 1월 나는 내가 나에게 쓴 편지를 다시 읽는다.

나는 2006년 이후 내가 하고자했던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아픈시간들을 보냈고

내가 살아온 세월들에 대하여 약간의 후회도 없지는 않지만 아직 절망하지는 않는다.

아프고 슬프고 힘들었던 경험도 내가 살아가는 하나의 방편인 것을...

또한 나는 누구보다도 나와 나의 가족들이 그나마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더 나은 삶에 대한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2006년에도 그랬듯이 결코 포기하지않고 계속 갈 것이다.

 

         태종대입구에서 왕갈비탕으로 혼자 점심먹던 2012년 12월 31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