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겨울바람 부는 날이면 바다로 간다. 본문
겨울바람 부는 날이면 바다로 간다
겨울 동해바다 산책 1
용궁사앞 해안에서 동암마을해변 끝까지
겨울바람 매섭게 부는 날, 나는 문득 바다를 만나러 가고 싶었다.
겨울산책의 묘미는 맑은 하늘과 차가운 바람에 있다.
그 날은 하늘보다 바다가 너무도 맑은 날이었다. 12월 30일 일요일.
수평선끝이 너무도 선명하게 보이는 바다.
그 바다너머에 있는 어떤 꿈마져도 보일 만큼 선명하고 차가운 바다였다.
동암바닷가의 별너리 바위마져도 차가움에 떨던 푸른바다.
공사현장에서는 직원들과 한 해동안 같이 고생한 인부들이 일요일인 12월 30일에 망년회를 한다고
현장소장은 내게 꼭 참석해서 한마디 좋은 말 해달라고 했으나 나는 정중히 거절하고 참석하지 않았다.
직원들이나 인부들에게는 시행사 오너나 건설사 오너가 술좌석에 참석해 있으면 불편해 하고
특히 나는 시행사와 건설사 오너와 아주 막역한 사이여서 그들에겐 아주 불편한 사람에 속하기 때문에
시행사오너에게서 회식비만 받아 현장소장에게 넘겨주고 망년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25년간을 오너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적으로 알게 된 오래된 습관이었다.
하여 홀로 동해안 바다로 나온 것이다.
예년 망년회때에는 같이 모이거나 만나 식사하고 차를 마시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아무도 없다.나 스스로가 가깝게 지내던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활방식, 나와 다른 마인드에 실망하여 경계를 긋고 선을 놓았다.
내가 갑자기 삶에 대하여 너무 경직된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 보았으나
아무리 지금의 현실이 황금만능주의 세상이라 하더라도 도의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인간이 해서는 안될
옳지않은 마인드나 행위는 결코 옳지 않은 것이며, 그 옳지 않은 길을 오직 돈만을 추구하며 가는 사람들은
이제는 내게 소중하지도 귀하게 느껴지지 않기에 차라리 가족과 조용히 연말을 보내는 것이 좋고 생각했다.
하여 12월 31일 저녁, 아내와 큰 딸과 사위, 손녀 띵똥이와 함께 서면 보쌈집에서 가족망년회를 했다.
겨울바람 매섭게 부는 날, 나는 문득 바다를 만나러 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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