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알베르 까뮈와 티파사 본문
봄철에 티파사에는 신(神)들이 내려와 산다.
태양 속에서, 압생트의 향기 속에서, 은빛으로 철갑을 두른 바다며,
야생의 푸른 하늘, 꽃으로 뒤덮인 폐허,
돌더미 속에서 굵은 거품을 일으키며 끓는 빛 속에서 신들은 말을 한다.
어떤 시간에는 들판이 햇빛 때문에 캄캄해진다.
풍경 깊숙이, 마을 주변의 언덕들에 뿌리를 내린 쉬누아의
시커먼 덩치가 보일락말락하더니
이윽고 확고하고 육중한 속도로 털고 일어나서
바닷속으로 가서 웅크려 엎드린다.
벌써 바닷가로 가슴을 열고 있는 마을을 지나 우리는 도착한다.
노랗고 푸른 세계로 들어가면 알제리의 여름 대지가 향기 자욱하고
매콤한 숨결로 우라를 맞이한다.
도처에 장밋빛 부겐빌레아 꽃이 빌라들의 담 너머로 피어오른다.... <티파사에서의 결혼> 중에서
코로나 19와 폭염이 계속되는 8월 4일,
창 밖으로 숨 막힐 듯이 뜨거운 바깥 풍경을 보다가 태양과 빛, 여름, 이방인을 떠 올리고
책장에 꼽혀있던 알베르 까뮈의 오래전에 읽었던<결혼.여름>을 꺼내어 창가의 책상 앞 의자에 기대어 앉아서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며, 알제의 티파사의 풍경을 그리기 시작하다가 하얗게 사라져 가던 기억들이 투명하게 되살아 나기 시작했다.
오래전 고등학생 때, 성당집 친구가 건네준 책<이방인>을 읽고 난 후, 많은 책들을 읽기 시작했고, 독서광이 되게 해 준
알베르 까뮈의 발자취를 따라서 알제의 티파사로 떠나고 싶었다.
티파사 Tipasa
알제 서쪽으로 65㎞ 지점, 지중해 연안에 있다. BC 5세기부터 페니키아의 전초지였으며,
후에 고대 국가 라티움의 식민지가 되었고, 1~2세기에는 로마의 식민지가 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4세기에 이곳에서 성 살사가 순교했고, 이후 그리스도교도와 도나투스파가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며
각축을 벌여 5세기말에는 마을이 완전히 피폐화되었다.
유적지로 로마 시대의 공공 광장(forum)과 원로원, 4군데의 온천, 극장,
그리고 9열의 신도석을 갖춘 커다란 대성당이 남아 있다. 지금의 마을은 1857년에 건설되었으며, 포도재배로 유명하다.
사진... 구글어스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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