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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02 피지의 환상 본문

타우포 小曲

02 피지의 환상

SHADHA 2004. 1. 18. 18:23


Newㅡ Dream of Oceania








피 지 의  환 상

Phantom of Fiji









1.

아주 오래전

도스또옙스키에 심취하던 친구녀석이

돌연히

해양 소설가가 되겠다며

대기업 좋은 자리를 박차버리고

어선 항해사가 되어

바다로 나갔다.

그 보다 훨씬 더 오래전

작은 삼류 개봉관에서 보았던

영화 < 츄바스코 >의

아름다운 바다 영상이 떠 올리어져

그는

망연히 다가오는 그 환상만으로도

나의 우상이 되었다.


그의

시원스런 웃음소리가

아스라히 잊혀져 갈 무렵에야

이국적인 붉은 스템프 찍힌 그림엽서 한장 받아 들었는데.

.......FIJI


그는

피지섬의

고기 잡는 원양 선원이 되었다.




















2.

그 후로도

한 해가 꽉차게 흘렀을때,

표면이 매끄러운 자켓의 레코드판

피지 민속그림과 토속음악을 담은 레코드판,

한 장을 겨드랑이에 낀 채 그가 돌아왔다.


오랫만의 해후로 같이 지낸 그 밤에

.....선창가 선술집,

.....순박한 여인들과,

.....산호초 아름다운 바다 풍경.

.....남태평양의 작은 섬들 이야기를,

상상과 동경속에서,

또는 늘어선 야자수 나무 밑에서

석양의 풍경을 바라보며

싱그러운 바람속에 꿈결처럼 듣는다.



아주 먼 낯선 곳에 대한

끊임없는 동경으로

잠 들 무렵마다 지독한 몸살을 앓아야 했다.


상사병 걸린 사람처럼.....


























3.

海洋 소설가가 되기 위해

선원이 되겠다고 했던  

그 친구.

소설가의 꿈은 간 곳이 없고,

점점 더 노련한 뱃사람이 되어,

몇 년 주기로 들랑 날랑 하더니

끝내

카나리아 군도의 라스팔마스에 정착하여

돈 꽤나 만지는 어선 선장이 되고 말았다.

세월이

그리 한참 세월이 흐른 뒤.


내게

낯선 세계, 아주 먼나라 이야기의

시작이 되었던

오랜 시간 동안 가슴 설레게하던 땅.

피지로 왔다.


너무나 오래 기다렸던 사람,

그리 애절했던 사람 품으로  뛰어들듯.

설레이며 다가섰는데.....



그 애절했던 만남은

한정된 공간과 시간속에서

헤여짐부터 준비해야 했다.

중간 기착지.


짙은 담배향과

피지 여인들의 특이한 체취속에

창 너머로 바라다 보는 피지.


이제 가서는

다시

언제 이 섬으로 돌아 오겠다는

기약을 남길수는 없지만.

세월이 아주 많이 흘러

늙은 몸이 되었다 하더래도

남태평양 야자수 나무 아래 몸을 누이고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볼수 있는

그날을

다시 기다릴게다.


















photo...fiji자료사진 편집및 shad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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