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 旅行 2003
태백 여행기
태백.사북을 지나며
태백산맥 기슭에 있는 山寺 인근의
온천에서 밤을 보냈다.
그래야 삿된 생각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아침 7시에 山寺의 가장 높은 곳까지 걸어 올라가
겨울의 雪香과 봄의 花香이 만나 밤을 지새운
그 맑은 공기속에서 눈을 감은 채
불탑을 돌며 그 香과 맛을 느끼려 했다.
깔끔하게 느껴지는 싸늘한 차거움속에
뜨거운 된장국과 산채 비빔밥으로 아침 공양을 들고
청정수에만 산다는 물고기가 있는 작은 연못곁에서
커피한잔 마신다.
85세로도 그 음성이 청년같으신 큰스님과의 친견.
친견할 때마다 큰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시고는
내면에다 심어주는 깊은 삶의 뜻을 또 가슴에 담고는
山寺를 떠나 태백시로 들어섰다.
낙동강 천삼백리 예서 시작되다....
도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공원속 황지.
그 맑은 에머랄드빛 연못 주위를 맴돌았다.
연못가 벤치에 나란히 앉은 老友의 대화가 정겹고
그 연못에 비친 다리 모양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처음 기대한 것보다 현대화된 도시 풍경에 다소 실망하며
잘익은 김치와 함께 솥뚜껑에다 얹어 구워먹는
강원도 토종 돼지 삼겹살로
다소 무거운 점심을 하고 서둘러 태백시를 떠나 사북으로 향했다.
태백산 도립공원 입구의 석탄박물관을 돌고
석탄산업의 끝을 관광산업으로 메우려하는 고심이 가득한
현장들을 지나며 사북으로 드니
아직 떠나지 못하고 그곳에 남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잘못된 정책인지...잘된 정책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 깊은 곳에다 세워놓은 강원랜드 카지노.
스몰 카지노에 이어 얼마전 준공된 강원랜드 호텔로 가는
길목의 사북거리에는 온통 전당포 간판만 즐비하다.
메인 카지노안에서 맴돈 두시간.
구석 구석을 돌아보다 그 유혹을 털치지 못하고
릴을 당기기 시작했다.
시작한지 약 20분이 채 되지도 않아 7만원을 잃었다.
이러니 하루에 몇백만원 몇천만원 잃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이
소문이 아님을 알 수가 있었다.
외국을 나다닐때 어쩌다 한번씩 현지 카지노에 들리고는 했는데
그 곳에서는 그래도 남는 시간을 잠깐 보낼 수 있는 정도의 확율과 재미가 있어
때로는 빠듯한 여비를 충당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는데
이곳 강원랜드에서는 땄다는 사람은 없고 모두 잃고 재산을 탕진했다는
사람들만 즐비하다하니..
후진국으로 가면 갈수록 카지노 운영하는 사람들이
가볍게 즐기기 보다는 한탕을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확율을 조작하여 자신들의 이익 창출에만 혈안이 되었다 하더니
그러게 가지 않으면 되는 것을...
카지노를 빠져나와 서울을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
그 곳 사람들이 평생에 걸쳐 목숨을 걸어놓고 번 돈들과
그 땅들을 팔아 겨우 손에 넣은 돈들을 주말마다
그 카지노에 가서 다 잃어버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아프다.
돈을 주체 할 수 없어 서울 부산등지에서 5~6시간씩 달려와
잃고 가는 사람들이야 어쩔 수 없다 하더래도...
아! 견물생심이라 했던가....
제천을 지날 무렵부터 밤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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