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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shadha>진실이 그리운 날 본문

告白과 回想

<shadha>진실이 그리운 날

SHADHA 2004. 1. 24. 21:47




shadha
2003







진실이 그리운 날

...나의 자아에 관하여...







당신은 대나무 숲 속 같다.

대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 같다.

시야가 흐린 물 속의 삶

물 밖으로 보이는 세상.



안개가 골짜기를 메워

그 경계를 지우듯이

톡톡

비밀한 나의 내면을 터트려

너의 외면에서 피어 오르던

노오란 달맞이 꽃.


...서은님의 詩 <경계를 지우다>....







진실이 그리운 날이다.

인격과 교양이라는 너울을 벗고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다.

만나는 사람마다 가슴을 단단히 무장하고

바다 속의 말미잘 촉수처럼 부드럽고 듣기 좋은 말만 너울거린다.

정직한 것은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열린 가슴이 그립다.

가슴에 비가 내리고 천둥 번개가 쳐도 말에는 해가 뜬다.

반지르르하게 윤이 나는 말이 다발로 쏟아져도 가슴에 담기는 말은 드물다.

남 속에 내가 있거늘 남이 나를 보아도 그러 하리라.


....오정순님의 수필집 <줄의 운명> 하늘나라 사진관中에서...







사람들이 나에 관하여 물어 왔다.

나는 나에 관하여 뭐라 답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아직 난 나를 다 모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에 관하여 스스로 많이 물어 보고 답하였으나,

그 위선감때문에 스스로를 답하기가 부끄럽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외형상으로 보이는 외모나 나이나 직업이나 하는 것들은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차라리

내가 어떤 사람이냐 하는 것은 인위적으로 말하고 생각하는 것보다

무의식속에서 표출되는 행위나 언어에서

좀 더 진실에 가까운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스스로 나에 관하여 말할 때,

그런 나의 특성중 두드러진 것 중 하나는

가장 靜的인 상황을 늘 추구하고 찾으나 그 靜的인 상황속에

스스로는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動的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호수위에 떠있는 오리처럼

예를 든다면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조용히 혼자 남아 일하기를 좋아하고,

그 혼자 남은 공간속에서 여러가지 동시에 하여야 직성이 풀리는..

음악을 틀어놓고 차를 마시고 디자인을 하면서 서류들을 프린트시키고

한정된 시간안에 하고 싶은 여러가지 일들을 동시에 진행시키고 싶어 한다.


깊은 밤

집에서 다들 잠들고 혼자 남아 있을 때도

보고싶은 영화나 프로그램을 켜 놓고 등을 돌린 채

컴퓨터를 한다.

귀는 TV에서 진행되는 상황들을 뇌로 연결시키고,

손과 눈은 컴퓨터에서 하고 싶은 일을 진행하여야 포만감을 느낀다.

이미 오랜 숙달이 되어 이따금씩 뒤돌아 본 그 영상들과 언어들이

나의 뇌속에서 보지 않아도 한편의 영화를 다 재현시킨다.


운전할 때도 그렇다.

운전도 하고, 음악도 듣고, 옆사람과 대화도 하는데

나의 머리속에는 또 다른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도 상대의 말꼬리를 잡고 하는 유머도 구사한다.


회의를 할 때는 그 상황이 더 복잡하게 간다.

입은 회의를 하고  손은 낙서를 하며

눈은 메모지와 바깥 경치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머리속에서는 그 다음 상황을 추리해 나간다.

그것을 산만하고 분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靜的인 분위기로 진지하게 한다

어쩌면 나의 뇌와 손과 입과 눈과 귀는 지나치게 자유분방한 것 같다.

스스로 너무 자유를 추구해서 그런 것인지...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나는 그것이 더욱 더 심하여

때론 나 스스로가 다중 인격자는 아닌지

걱정을 하기도 한다.


60~70대의 어른들과도 잘 교류를 하는 편이며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동심의 세계에도 쉽게 빠져든다.

그래서 나에게는 아무것도 안하는 시간이 별로 없다.

잠 잘때에도 칼라 시네마스코프의 꿈을 꾼다.


정말 무엇도 할 상황이 아닐 때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컴퓨터 게임을 한다.

스타크레프트...혼자서 컴퓨터와 8:1로 게임한다.

그래야 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적들의 공격을 감당해 낼 때,

그 위기가 다가 왔을 때 포기하지 않고 이겨 낼 때

쾌감을 느끼는 것 같다.

요즘은 집에 돌아가면 작은 딸아이와 함께 릴게임을 한다.

아이템을 팔고 사는 일과 전체 운영은 딸아이가 하고

나는 단순 노동으로 적을 무찌르고 랩을 올리며 아이템을 줍는 일만을 한다.

그래서 나는 이상한 어른이다.


나는 내가 사는 현실속에 살면서도

그 바깥쪽 어디엔가에 있을 상상의 세계에 접근하려는 노력을

다른이들보다 더 많이 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진실을 알고 싶어

내가 무의식중에 또는 회의중에 했던 낙서들과 스켓치를

들여다 보고 있다.


나는 누군지 ?

















작은딸과 같이 만든 옷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