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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김해>김해 산해정에서 본문

가야의 땅(경남)

<김해>김해 산해정에서

SHADHA 2004. 1. 25. 10:17


가을 여행
2003






겨울풍경 닮은 가을에 부치는 편지

김해 산해정에서







나는 갈 곳이 없었소.


자유로운 사람이라 생각했었는데

내 발목에 묶인 끈을 보지를 못했소.

구름은 바람결따라 정처없이 가다,

사라질 수도 있는데

나는 그렇게 쉽게 사라질 수도 없소.


멀리 떠나려 달려 가다가도

다시 돌아와야 하고

언제 나를 찾을지도 모르는 연락줄 때문에

그리 먼 곳으로도 가지 못하오.


먼 남태평양에서부터 불어왔던 큰 해풍이

깊은 내륙까지 덥쳐

이 산골마을의 나무며, 들판이며, 풀이며, 꽃이며,

이 모든 풍경에서 가을을 지난

삭막한 겨울풍경만을 느낄 수가 있었소.


그대 향한 그리움에 가득찬

내 마음의 풍경과 너무도 흡사하오.


그러나 그 삭막함속에서도

가을 햇살은 평온하고

나뭇잎 없는 가지에 까치들이 놀니며

작은 개울물은 졸졸 소리내며 흐르고

작은 연못의 연꽃잎들을 평화로웠소.

소담스런 돌담곁에 서서

하늘따라 먼나라로 떠나는 하얀 구름 배웅하고

이마에 송송 배이는 땀을

산해정 뒷켠에서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날려보내니

내 마음도 평온하오.


언제 나를 나의 전쟁터에서 찾을지 알 수는 없지만

잠시 이 자연곁에 머물 때는

당신곁에 머물러 있을 때 만큼 평온하오.

그대 말처럼

눈꼽도 떼지않고 달려나가 만날 때처럼...


비록 가을빛을 잃은

풍경속이라 하더라도.....


나는 자유로운 사람이라 생각했었는데

갈 곳이 없소.

내가 만든 나의 삶이 나를 이렇게 구속하게 될 줄..


하여

이미 나의 어깨에 올려진 그 짐들을

다시 하나 둘 내려 놓기 시작하긴 했는데

아직 조금 더 시간이 필요 할 것 같소.


나에게서 나의 자유를 찾기 위하여...


이 가을은 정말 쓸쓸하오...

태풍 매미의 영향 때문인 것만은 아닌 것 같소..

아무래도 아닌 것 같소.


가을병인가.....






산해정

조선시대 중종때의 거유 남명 조식선생께서 30년간 강학하던

사당영역이 없이 강학공간만으로 이루어진 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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