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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부산>가을비와 바다와 연가 본문

靑魚回鄕(부산)

<부산>가을비와 바다와 연가

SHADHA 2004. 1. 25. 11:24


가을 추억
2003






가을비와 바다와 연가

동해와 남해






...며칠째 비가 내리네요.
날씨가 많이 쌀쌀해 졌어요.
감기 들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전 벌써 스웨터를 입었어요.
힘내세요.
좋은날이 꼭 올 거예요.
파이팅(^^) ! .....






가을비가 북으로 향하는 한적한 길을 짙은 비안개로 덮어
발길을 돌리게 했다.
이루지 못함으로 가슴에 채워지는 허허로움이
바닷길로 나를 밀었다.

간절 곶.

하늘과 구름과 비와 바다.
그 대자연이 빚어내는 경이로운 풍경.
파도가 거세지는 방파제곁에 차를 세우고
점점 더 어두워지는 하늘을 바라보다
그녀에게서 온 문자 멧세지를 다시 읽었다.
....전화를 안 하시기에 많이 힘드시구나 생각했어요....
2주일이 넘도록 그녀에게 안부 전화 한통도 하지 않았다.
혹시나 내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나의 어려움이 묻어나서
그녀의 마음 또한 편치 않을까 하여 그리하였는데...
지금의 어려움을 헤쳐 나감에 있어 그녀의 목소리와 마음이
청명하게 푸른 하늘에 뜬 무지개처럼,
에머랄드 빛깔로 물든 바다에 부서져 빛나는 햇살처럼,
용기와 위안을 줄 청량제가 되어 주었을 터인데도...
그러지 않았다.
가을이 오면서 더 많이 힘들어져서
보고싶은 마음이거나 그리움까지 더하여 더 간절해졌는데,..

....고맙다.
그래 요새 나 많이 힘들어...
허지만 나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거 알지 ?

내가 목표한 만큼 이룬 다음 널 만나겠다고 스스로 약속했었는데,
시간들이 자꾸 흘러 가면서 너에게 주어야 할 밀린 선물들만 늘어간다.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 너의 생일 선물, 화이트데이 선물,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인 칠월 칠석날까지 선물 주는 날로
하자고 했지?
그런데 또 크리스마스가 다가 오고 있다.
후...이러다 몇년 지나가 버리면
너에게 밀린 선물때문에도 만날 수 없겠다.
그러기 전에 빨리 내가 원하는 만큼 이루고 널 만나야지..
늘 변함없는 마음으로 곁에서 독려해주어 고맙다.
고맙다....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작은 어촌의 선착장을 비를 맞으며 걷는다.
다시 부산의 최남단
남해바다에 접하는 다대포로 가야하는 약속이 있으나
가을비에 젖은 바다를 쉬이 떠날 수가 없었다.
해변 가까이 다가온 갈매기와
말리려 널어놓은 그물에서 풍겨나는 비린내도 정겹다.
텅 빈 해안길의 쓸쓸함이 가을비에 젖으니 더 쓸쓸하다.
어두운 하늘너머 먼 바다 밝은 햇살이
수평선에서 환상처럼 빛난다.
그것이 우리의 미래일 것이다.






해 질 무렵에 당도한 다대포
가을비가 그치고 여린 햇살이 이 남쪽 해안을 비춘다.
일을 마친 후 따끈한 오뎅 국물이나 마시자며
다대포 해변으로 나섰는데,
서쪽으로 져가는 노을이 너무도 아름답다.
몰운대 끝에 걸려있는 햇살이 부드럽고 선명하다.

지난 겨울 그녀와 함께 이 바다에 왔었다.
종이컵에 뜨거운 허브 홍차와 커피를 마시며
쓸쓸하고 조용한 바다를 보았었다.
별다른 말도 나누지 않고....
그 날이 그녀를 만난 마지막 날이었다.
그리고 벌써 일년 가까이 지났다.
벌써 일년 가까이....

....내일은 날씨가 화창하게 맑겠다.
노을이 저리도 붉고 아름다우니........

비 오는 가을날 동해 바다를 따라 남해 바다까지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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