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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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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의 운명

오정순31 지울 수 없는 선입관

SHADHA 2004. 1. 2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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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정 순




지울 수 없는 선입관  

01/05






어릴 때

우리가 붙여준 아버지의 별명은 '왜정 때'였다.
좋으나 궂으나 우리 삶의 잣대는 왜정 때였고
우리는 그 말이 역사에 족쇄를 채운 사실 이전에 우리의 정서에 족쇄였다.

그런데 분위기있는 음악과 건축물이 무슨 죄가 있다고
내 안에서는 언어가 터져 나오지 않고 닫으라고만 하는지...

89년 일본 종단을 하면서 보았던 기억이 어디로 가고
유년의 기억만 강렬하게 나에게서 튀어나가는지.....

1월 6일날 일본 땅에 들어섰고
그 여행이 어찌나 행복했는지 시종일관 웃음을 깔고 다녔다.
그 때는 내 안의 일본에 대한 선입견의 장애를 받은 적이 없었다.
대문마다  소나무 묘목을 뿌리채 뽑아 기원 장식을 해 두었고
사원에는 어린이 턱받이에서부터 장갑 신발까지 주렁주렁 걸어두고
건강을 비는 모습이 오히려  영악하기보다 천연스러웠다.  
일본 공항에 이르면 커다란 찹쌀 인절미 모형 떡과 소나무와 뿕은 열매와 대나무 장식을 볼 수 있다.
신년 기원물이라고 하나 결국 그 나라 생산물들로 엮이어 있음을
우리는 볼 수 있었다.

나나강아또라는 가로수에 붉은 열매만 남아 처연하게 겨울을 나는데
그 열매 위에 눈이 얹히면 가던 길을 멈추고 시를 지어야 한다.
바다를 향해 앉아있는 시인의 조각상 앞에서도....

그곳에서 만난 일본인에게서 나는 악을 보지 못했는데
일본이라는 말만으로도 경직되어지는 슬픔을 우리 민족은
언제 지워낼 수 있을까.

나는 건축물의 다소 경직된 선에서
최근 들은 일본 외상의 말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를테면 민족성 같은 것.
두부를 냉동시켰다가 얼음을 녹여 마치 스폰지 같아졌을 때,
시금한 소스를 적셔 먹는데 그들, 어째 건축물에서 우리 뜨근뜨끈한 날 두부 먹는 식과 그들 두부먹는 식의 차이같은 느낌이 든다.
예슬적 안목으로 보지못함을 용서 받아야 할까?  
부드럽고 여유있는  호흡을 느낄 수 있는 한옥의 맛과는 다른 맛을 준다.

혼이 서린다는 집인데.....
닮아있다는 것과 고유하다라는 말의 차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