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정 순
작품은 눈물을 막는 비상 약
12/26
내게 있어 색은 생명의 한가닥이다.
색으로 버무러진 작품이 가슴에 바람을 불어넣으면 눈물은 꼼짝없이 외출금지!
살겠다. 참 좋다.
오늘은 스켓치북을 꺼내놓고 크레파스화라도 그려보고 싶었는데....
* * *
아이가 찢어놓은 화장지 조각을 바람이 날려 하늘에 데려다 놓은 하늘 풍경에 그만 아~~~~하고 깊이 들어가 있던 소리가 나온다. 사람들은 흔적을 찍으며 자기 흔적을 남긴다.
폐허가 된 유적지를 그대로 보존할 수 있는 여유는 국력이다. 역사의 빛이다.
석주 몇개로도 힘을 가늠할 수 있고 지난날의 영화와 그로 인해 빚어진 사람 사는 스토리를 더듬는다. 흥망성쇠.
'높다'라는 단어의 명상
참 좋다. 아주 많이. 위에서 본 풍경이 로마의 열쇄구멍 같다.
물이 많아 분수대 많은 것은 좋으나 일설에 의하면 로마가 망한 것은 목욕문화가 발달하여 물 데우는데 소모된 나무가 고갈되어 망했다고도..... 망할라면 무슨 짓을 못해. 알면서도 걷는 길인데... 그게 사람의 역사이고 바람의 길인데....
자연에서부터 오는 원색의 행복감 그것은 힘이다. 충만이다. 웃음이다. 기쁨이다. 밝음이다.
누가 바다색을 칠했나 투명한 블루 다문 입 뚤어질듯 바라보는 시선 돌아서는 뒷 모습 그 뒤의 마음 색
또 블루 가끔은 아래로 내려다 볼 일이다.
뷰겐뷸라꽃 나가기만 하면 반하는 꽃 저 의자에 망연히 앉아 카프치노 한 잔 뜨겁게 마시고 싶다. 한없이 외롭게 방치해두고 싶다. 공은 바닥을 쳐야 튀는데 내 마음도 바닥을 쳐야 의욕이 통통 튀려나. 아 저 해변을 걷고 싶다. 바다와 침묵의 대화를 하고 싶다. 눈물이 흐르는대로 닦지도 않고 그냥 두어두고 싶다.이유가 분명해질 때까지... 부드러운 스웨터에 볼을 비비고 이 생이 축복이라고 느껴지면 꽃송이 한 번 바라보고 돌아서 거울을 보면 내가 사람꽃이 되어지는 꿈을 꾸고싶다.
구름도 쉬어가는 이태리 나 신선이나 되어보자 꿈 속에서.....
돌기둥만 보면 가슴에 통증을 느낀다. 사람의 땀냄새가 난다. 깡마른 얼굴이 나를 바라본다. 세월이 흘러도 저들의 표정은 가늠할 수 있다.
갈 길은 멀고 땅거미지는데 물그림자조차 삼켜버릴 시간의 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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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사진 그대로 셔츠로 입고 싶다. 색을 입고 색을 먹고 색으로 살고 싶다. 색으로가슴이 차 오른다. 울렁거린다. 무엇인가 밑바닥에서 올라온다. 힘이다. 밤이 길지않을 것 같다. 손이 빨라진다.
정결하고 맑다. 좋다.
이태리라는 나라. 사람잡는 나라다. 혼을 빼는 나라다. 무엇이 발길을 돌리고 싶지 않게 묶을 수 있게 하는가. 내가 너무 쉽게 살려는 의지를 가진 것일까? 새해가 여러 날 남지 않았다는 것이 더없이 위로가 된다. 달력을 바꾼다고 사람이 달라지는 것은 아닌데도 낡은 바지버리기가 새바지 버리기보다 수월하듯 얼른 새해를 맞아 좀 더 진지하게 내 작업을 하고 싶다.
사드하님 이미지 사진이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기념성당인지요.
무한 감사
이 컬럼이 언젠가 사라져버릴까 두려운 불안 소유욕은 불안에서 피어나는 것 같은 느낌. 사람도 그렇지요? 좋으면 곁에 두고 싶은 마음. 오늘은 그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일에도 사람에도 성공하는 한 해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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