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샘
중생대의 사암층을 파헤치려는...
07/07
중생대의 사암층을 파헤치려는...
요즘 나의 연장은 호미와 낫입니다. 너무 성한 잡초를 벨 때는 낫을 쓰지만 아직은 서툰 낫질이지요. 그래서 대체로 호미가 땅을 파고 씨앗을 넣을 때나 김을 맬 때 요긴한 도구입니다. 만약 호미로 중생대의 砂巖層까지 파 내려갈 수 있다면 나로선 시조새나 암모나이트 화석이 호기심의 대상일 것입니다. 부서진 작은 나뭇잎이나 물고기 화석 하나가 얼마나 상상력을 무궁무진하게 하는지 아시지요.
곡갱이와 삽을 들고 서부로 간 사나이들의 노다지 타령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No touch!라고 했다지요? 요즈음 금으로 시작되는 話頭에는 진저리가 납니다. 그 고귀하고 아름다운 광채가 혐오스러운 것은 그 안에 담긴 인간들의 기만과 탐심과 허영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입니다. 강가에 서서 사금을 채취하는 그 지난한 수고가 오직 돈 때문이라면 너무 가엾지요.
다이아몬드 1카렛을 얻기 위해 수 백톤의 돌을 골라 내야하는 수고를 생각하면 가볍게 예물로 주고받는 일도 너무나 잔인합니다. 저 수없이 많은 이 땅의 農婦들이 가꾸는 식물들은 하늘의 빛과 땅의 물을 섞어서 유용한 유기물들을 합성할 줄 안다는 것이 얼마나 대견합니까? 그 식물성의 삶을 더불어 사는 이들에게서 우러난 땀 냄새와 따스함과 포근함만이 갈한 우리 영혼을 살찌웁니다.
육질의 속됨과 금속의 차가움을 벗은 줄 알았던 그 맑은 섬에서도 인간만이 유일한 오염물인 듯 합니다. 항상 조심히 내딛으며 자연을 상하지 않으려는 나그네의 마음만이 오직 내 마음에 스민 물처럼 청량합니다. 우리 영혼의 삼투현상은 저 엽록소의 광합성처럼 욕심 없기를 기도합니다.
'00.7.7. 길가에 앉아서 푸른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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