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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푸른샘17 초록 잔디 위 아침이슬 빛날 때 본문

깊고 푸른 샘

푸른샘17 초록 잔디 위 아침이슬 빛날 때

SHADHA 2004. 2. 1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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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샘




초록 잔디 위 아침이슬 빛날 때

07/06




0627



어느 여름날에


기차가 싣고 가는 저녁 노을 속으로
새 두 마리 날아들었다
새의 날개 죽지 사이로 구름의 물결 일렁이는
어깨 푸르른 산과 언덕들
새가 물어 온 것일까
기차 안 가득히 꽃이파리들
설레이고 있었다
무더위 속에 두고 온
깃털 같은 쓸쓸한 힘들이 흘러서
연꽃을 피워내는 강가
물결의 무늬를 이루며 따스한
햇살이 모이는 곳으로
기차는 여행을 떠나고 있다
창가에서
새 두 마리 꽃이파리 쪼아대고 있다

               -김 영자


짧은 여행의 피로와 포화되도록 보아버린 엽록소들의 합창이
아직도 가슴 가득 일렁입니다.

숲 속의 숙소에서 바라만 보아도 유쾌하던 초록의 잔디 언덕,
혼자 걷는 한 사람이 기억납니다.

지난 해 가보았던 그 큰 백두산도
가슴엔 시리게 퍼런 호수 하나 외롭게 안았던데,
푸른 섬 제주도 온통 불 뿜어낸 자국 파인 웅덩이들 투성이던데...

풀섶에 풀벌레들은 벌써 찢어지게 울어대는 시간,
혼자 가는 사람 뒤로 아침 이슬 별처럼 떨어집니다.

문득 스크렘블 애그 좋아하는 내 작은 낙천주의자의 첫 전화는
'니 하우마?'
한없이 경쾌한 그 목소리도 푸른빛 물감이 뚝뚝 묻어납니다.


     '00.7.6
      푸른 산 속에서 푸른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