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샘
황금빛 원 안에 갇힌 자유를 갈망하는 자.
07/09
황금빛 원 안에 갇힌 자유를 갈망하는 자.
모든 삶들은 땅에 천착하기를 갈망하고, 또 부착된 삶들은 땅의 쓴맛으로부터 떠나기를 열망하는 듯합니다. 정주의 습관이 인류 문화를 이룬 이래 지표에 돋아난 수많은 건축물들, 소유를 원하면서도 자유를 갈망하는, 그래서 인간의 꿈은 배반과 모순으로 가득합니다.
빛이 하루를 소진하며 그 마지막 영광을 다하려할 때 가장 천진하고 순수한 물방울들을 만나 이루는 스펙트럼의 세상. 여우비 갠 후의 무지개로 혹은 단색의 노을로, 유혹하며 붙박이 된 우리 생의 부동성을 희롱합니다. 그러나 무한대의 자연 앞에서 자유는 부자유보다 더욱 부자유스럽고 버겁고 두렵습니다.
유한한 자아와 언어와 개념이 단절된 자리에는 습관적 귀소의 본능만이 위로가 됩니다. 현실의 집들을 떠나 마법의 성으로 가는 빛의 bridge는 새로운 설레임을 선사하지만 인간은 그 다리를 통해서는 아무 곳에도 갈 수 없다는 철든 결론이 마음만 머뭇거리게 합니다.
저녁과 밤이 교대되는 시간이 나그네에겐 가장 서럽고 쓰라린 순간, 그래서 멀리 두고 온 고향 바닷가를 함께 투영시켜 보나 봅니다.
'00.7.9. 밤바다에 발을 담그려 가며 푸른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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