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푸른샘32 야자수 나무 아래 몸을 누이고 본문

깊고 푸른 샘

푸른샘32 야자수 나무 아래 몸을 누이고

SHADHA 2004. 2. 11. 21:41
728x90


푸른샘




야자수 나무 아래 몸을 누이고...

08/11




0811
 


야자수 나무 아래 몸을 누이고...


바다로 향하는 숨은 길을 따라 저속으로 달리다 문득 마주친 하얀 모래밭, 그 발끝에 밀려오던 사파이어 빛 물살을 벅차게 바라보던 기억이 또렷합니다. 뜻밖에도 자상하게 준비된 벤취, 그리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하얀새, 새, 새의 깊은 응시처럼 허공을 도는 카메라를 해바라기하는 푸른샘이 있었지요.

두 달 동안의 섬 여행에서 많은 회상과 사유의 고백이, 섬세하고 은밀하고 따스한 조화를 이루었기에 기꺼이 다음 행선지로 함께 떠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여행의 장소와 계절을 가리기보다는 자연과 삶의 비밀스런 기호들을 함께 해독해 가는 동행자로서의 기쁨으로 엮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작품은 감상하는 자가 예술품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지혜자의 주장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보다 기다리는 시간, 멈추고 쉬는 시간, 불확실한 시간들도 아마 겪어야 하리라. 그래서 세월이 아주 많이 흘러서 몸은 늙었다 하더라도, 야자수 나무 아래 몸을 누이고 석양을 향해 행복한 웃음을 실실 흘리리라.

오직 자신의 참 모습에 이르기 위해 신중하고 끈기있게 겸손했던 자가, 비로소 얻은 소중한 믿음과 우의들이 남긴 또 다른 족적(足炙)으로...


      '00.8.11
      걸음 느린 푸른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