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푸른샘30 나는 오늘도 역시 깊은 밤에 본문

깊고 푸른 샘

푸른샘30 나는 오늘도 역시 깊은 밤에

SHADHA 2004. 2. 11. 21:34
728x90


푸른샘




Re: 나는 오늘도 역시 깊은 밤에...

08/06



0806




새  

네가 바라보는 세상이란 성냥갑처럼 조그맣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허전한 맘으로 돈을 세도
네겐 아무 의미 없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너는 알고 있지 구름의 숲, 우린 보지 않는 노을의 냄새
바다 건너 피는 꽃의 이름, 옛 방랑자의 노래까지
네겐 모두 의미 있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위에
내려오지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어느 날 네가 날개를 다쳐 거리 가운데 동그랗게 서서
사람들이라도 믿고 싶어 조용한 눈으로 바라보며
"내겐 아무 힘이 없어요. 날아오를 하늘이 멀어요...."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위에
내려오지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가장 아름다운 하늘 속, 멋진 바람을 타는
너는 눈부시게 높았고 그것만이 너다워

가야 한다면, 어딘가 묻히고 싶다면
우리가 없는 평화로운 섬으로 가지
마음을 놓고 나무 아래서 쉬는 거야
우리가 없는 평화로운 곳으로 가서
가야 한다면.......




작자를 모르는 이 시가 문득 잡혀 옮깁니다.
내면에 충만한 회상의 능력을 갖는 하얀새의 눈이 아름답습니다. 아니 장거리를 중간기착 없이 날아가는 날개의 우아함과 근력에 대해서도 감탄합니다. 때로 섬에 도착하면 다시 가고픈 곳을 향해 고개 돌리는 향방 아는 탐구의 자태를 하얀새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동성의 푸른샘에 월계수 잎을 선사하고,  몇 소절의 노래를 끝없이 메아리치게 합니다.


'00.8.6
내 밭의 곡식을 헤치는 새까지도 사랑할 것 같은 푸른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