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샘
하얀 밤이 遊氷되어 북극해로 떠나기 전에...
08/15
하얀 밤이 遊氷되어 북극해로 떠나기 전에...
새 하늘과 새 땅이 조성되던 천지 창조의 고생대- 암흑과 여명 사이는 아직 혼미하였습니다. 오직 푸르디푸른 달빛만이 교교히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금실 섞인 비단을 짜고 있었지요. 깊이 바닥으로 내려가면 砂金같은 침묵만이 흐르는 그 강의 表面에는 함성과 신음의 이중창이 다른 이들의 접근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언어란 인간의 섬세하고 미묘한 마음과 사고를 담기엔 너무나 엉성한 소쿠리라 하더니... 그래서 때로 마음의 응어리는 침묵과 신음으로 더 큰 울림을 던져주듯이 말입니다.
이미 던져진 말은 다시 말한 자의 저의를 추적해 가야하는 해석의 단서가 됩니다. 마치 하얀 밤에 떠도는 빙산의 일각을 보고 그 함축적 깊이와 크기를 유추하듯이... 말은 또 그 아래 숨은 절규와 자백의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한 인간이 사는 '존재의 집' - '宇宙'가 됩니다.
말의 허망함으로 입 다무는 것이 관계의 끝은 아니겠지만, 우리는 항상 말없음이 주는 이별의 두려움에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아무 말이나 악다구를 치며 존재를 선언하는 방법도 씁니다. 말보다 마음의 진동으로 알고픈 그대, 북극해를 향해 항해하는 이 고요의 시간이 결코 허상의 증폭은 아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00.8.14 이별하기엔 무더위 속이 낫다고 생각하는 푸른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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