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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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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푸른 샘

푸른샘37 여류 건축가가 보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SHADHA 2004. 2. 1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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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샘




여류 건축가가 보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08/20








- 여류 건축가가 보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나는 멋을 만드는 멋있는 남자가 좋다. 멋하고 상관없는 남자라면 아예 남자가 아니리라.
표현하기 어려운 멋있는 남자가 좋다.

나는 힘없음을 인정하는 남자가 좋다.
제대로 자신의 힘을 키우기 위해 자신을 전력투구하는 남자가 매력적이다.

나는 철듦과 철없음을 오가는 남자가 좋다.
일과 놀이에 빠질 줄 알고, 일도 놀이처럼, 놀이도 프로처럼 하는 남자가 좋다.

나는 情에 약하면서 정에 강한 남자가 좋다.
모쪼록 정에 민감하고 표현을 주저하지 안돼, 흔들리지 않을 줄 아는 남자가 좋다.

나는 운명의 남자가 좋다. 아무리 가벼운 시대이지만 운명이 없을 리가 없다고 믿는다.
그런 운명의 남자는 그 어딘가 있을 게다.

나는 무엇보다 남자의 '끼'를 느끼고 싶다.
그 매이지 않은 자유스러움을, 그 자연스러운 존재의 기를 있는 그대로 느끼고 싶다.

      -김진애의 <남자 당신은 흥미롭다.> 중에서

여자여, 부디 남자 편이 되어 주라.
부디 남자를 품에 안아 보기로 하자.
물론 부디 남자의 품에 안겨 주자.
무엇보다, 부디 남자를 좀 자유스럽게 놓아주자.

여자여, 여자됨의 축복을 즐겨보자.
고집스럽게 '색깔 지키기'를 잃지 말자.

      -김진애의 <여자 우리는 쿨하다> 중에서


** 광주 근교에 있는 '明知院'에 다녀왔습니다. 십 여 간되는 농가의 기와집을 사서 옛 멋을 살리며 개조하여 사진 작가인 주인의 스튜디오와 다실, 그리고 식당과 잔디밭이 넓은 집입니다. 잔디밭의 한켠으로는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원형의 무대를 설치하는 중이더군요. 안주인의 전공은 성악이었답니다. 그러나 지금은 차와 식사를 팔며 문화적 생활을 지킨다고나 할까요?

참 멋진 남자와 여자의 자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자유를 무진장 추종하면서도 이탈된 궤도에 대해선 또 엄청 냉정해지는 것 같습니다. 국립대 교수직을 버리고 택한 길이 진정 사랑인지, 또 한 여인의 눈물은 고리타분한 부덕인지, 선택은 남자만의 자유였는지? 시내가 시끄러웠다는 스캔들에 나 역시 먹은 게 소화가 잘 안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자유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국민의 몇 대 자유 - 주거 이전의 자유나 종교의 자유, 뭐 이런 것 정도는 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아마도 그건 아닐 것 같아요. 보통 우리가 외치는 자유란 '내 행동은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고싶다'일 거예요. 내 마음이 하고픈 대로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 그것이 나 자신이 될 때 자유의 크기는, 줄에 매인 소의 회전반경 정도나 될까요?

   '00.8.19
   밤늦도록 수학문제로 잠 못 드는 푸른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