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샘
열려진 공간 사이로 흐르는 인테르메쪼
08/21
사랑에 관하여 잘은 모르지만 난 사랑이란 것을 오랜 시간 동안, 또는 그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져 봤었다.
그 동안 느낀 사랑이란 감정은 윤리적이거나, 도덕적이거나, 관습적인 것에 얽매여지지 않는다. 그럴려고 애쓰고, 위선할 뿐.
그 감정은 벽으로 스며드는 빗물처럼 가슴속으로 막아도막아도 스며든다.
만남, 결혼, 그 결과가 결합되어야 만이 사랑은 아니다. 그래야 한다는 규범에 따르려 할뿐이다.
헤어짐도, 망연한 그리움도, 때로는 존경마저도 사랑이 된다.
인간과 인간이 알게 되어 서로를 존중하고, 위해 주려 할 때도 그 내면에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쥴리아 ! 진정한 사랑을 해 보셨습니까?
상대를 위해 끊임없이 헌신할 수 있는 사랑은. 어쩔 수 없이 헤어져, 아주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아끼고, 위해줄 수 있게 하는 사랑을 만들어 줍니다. 아무런 미움도 없이..
우정 같으면서도, 그 보다 훨씬 더 깊은 사랑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불륜 같으면서도 순수한 우정도 있습니다.
사랑이란 감정은 종류도 많고, 그 모양도 다양하게 만들어집니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만나 만드는 예술처럼.
사랑은 틀에 매이지 않고 구속되지 않으며,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가 만든 그 절제와 적절한 이성적인 사고로서..
늘 상 고통받는 삶 중에서 사랑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아름다운 사랑을 만드십시오.
집착만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어디서 본 듯한 낮익은 글이지요? 바로 Shadha님이 JH의 칼럼에 올린 글입니다. 사랑에 관한 깊은 성찰이 느껴져 파일에 옮겨와 되풀이 읽어보았습니다. 다른 분들도 여러 부분에서 공감을 느끼시리라 여겨서 올립니다. (무엇에나 한 手 위이신 Shadha.)
나는 분명 자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본심을 투시하듯 사랑의 본질을 깨우쳐 주시는군요. 사회생활을 할만큼 한 이제야 세상에는 남녀가 유별함을 깨닫고 당혹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주변을 살펴보니 사랑을 그토록 강조하던 모든 이들이 교묘하게도 피해 가는 것이 사랑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아하!!
평면기하학에 머물러 끙끙대는 초등학생처럼 납작한 도면 위의 그림만을 보고있었지요. 건축물처럼 그런 부피와 공간이 사랑의 갈피갈피에 담겨있는지도 모르고, 개미처럼 미로를 돌고있었지요. 그러나 모든 것 떠나보낸 후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사랑은 평범한 것을 아주 특별하게 했다는 것, 사랑이 없는 이의 언어는 隱喩를 잃고 직설적인 칼날에 불과하다는 걸, 가슴에 빛나던 브릴리언트 컷트의 다이아몬드도 그 광휘를 잃고 유리조각처럼 초라해진다는 것을, 궁지에 몰린 사랑은 빈사의 상태와 같다는 것 등등...
'00.8.21 지우개로 지운 듯 표백된 뇌수의 푸른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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