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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푸른샘35 무엇으로 시작하든, 무엇으로 남게되든 본문

깊고 푸른 샘

푸른샘35 무엇으로 시작하든, 무엇으로 남게되든

SHADHA 2004. 2. 1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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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샘




무엇으로 시작하든, 무엇으로 남게되든...

08/15









무엇으로 시작하든, 무엇으로 남게되든...


한 알의 씨앗이 대지에서 구하는 것은 적당한 수분과 자양분, 그리고 하늘의 햇빛과 바람결의 자애로운 慰撫일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씨앗 자신이 갖고 있는 생명, 혹은 생명의 의지이겠지요. 무엇이 되어야겠다는 씨앗의 결정...


개인적으로 8월 13일은 두 번씩이나 내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파산은 아니어도 그에 가까운 질곡에 arrest되어 가정 재무 담당자로서의 능력을 자책하던 부끄러운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어쩌면 이토록 모든 것을 회복시키는지, 그리고 사람은 왜 쓸데없는 숫자에 의지해서 안심하려했던지 한없는 자기 연민을 느낍니다.  


이따금 여행을 앞두고 주위를 정리해 봅니다. 누구에게도 마음의 빚을 지고있지 않다고 자부하면서도 언제나 눈에 밟히는 것은 홀로 걸어가는 아들들의 뒷모습입니다. 그러기에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차마 떼지 못하는 발걸음으로 그토록 모진 생명의 줄을 잡고, 자식의 주변을 맴도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發芽하고 성장하여 줄기를 뽑아 올리면서도 그 발아래 水源을 향해 더  깊이 뿌리내리는 우람한 나무처럼, 항상 떠남만큼 되돌아와 온 집을 가득 채워놓는 두 아들의 향기에 행복한 호흡을 크게 해봅니다. 결코 흔하지 않는 온 가족의 살비빔과 잠과 식사 그리고 함께 하는 외출, 이 느슨하게 여유 있는 시간이 참된 여름휴가의 기쁨입니다. 항상 내 이름 가까이 쓰여지는 이들의 소중함에 감사하며...


'00.8.15
평양 부근 순천이 고향인 아버지의 씨앗 한 톨이었던 푸른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