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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푸른샘55 그대는 차디찬 본문

깊고 푸른 샘

푸른샘55 그대는 차디찬

SHADHA 2004. 2. 1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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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샘




그대는 차디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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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仙花,
그 모습보다 노래로 더 익숙한 꽃
그 때 거기에 있었군요.
6장의 찢어진 화피 속에
레이스 달린 속치마같은 부화관을 품은 특이한 꽃.
발레리나의 턴하는 모습을 연상케 하던...

또오한 그리고 그리다가 죽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
또 다시 죽는 가여운 넋은...
가여운 넋은 아닐까?

운동장 가득 울려 퍼지던 노래에 떨며
교정의 작은 연못가에 피어있던,
그래서 나르시스가 수면에 비췬
자기 모습에 반하여
자살했다는 신화의 꽃.

수선은 중국식 이름,
하늘엔 天仙,
땅에는 地仙,
그리고 물에 있는 것은 水仙이었다.

Seven daffodils,
오랜만에 기타 반주로 노래해 본다.
가난한 내 마음을 당신께 드리리.
황금빛 수선화 일곱 송이로...
I'll kiss you and give you seven daffodils.

저 사진 속 엄청난 수량을 탐하며 선 것은
진정 입술연지수선이다.
부화관의 가장자리가 홍색을 띄고,
향기를 날리고 있는...

추사는 일찍이 살고싶은 집으로
梅竹水仙齊를 써두었다.
매화가 있고 대가 있으며 수선이 있는 집.

지금, 거실에는 추사의 글씨를
스크린 인쇄한 낡은 현판이 걸려있다.
오래 전부터 그 집에 살고 있는
수선화 한 송이를 위해.

 '0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