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샘
고즈넉한 습기로...Re:신화의 詩가 흐르는 풍경
08/25
Shadha님
변함없는 약속처럼 어김없이 立秋와 處暑가 오고 새로 한 주간을 열어가는 새 칼럼이 떴네요.
올 여름 큰애가 구상했던 그리이스, 터어키 여행은 여러 가지 염려로 불발로 끝났지만 사실 전혀 치안에 문제가 없고, 도리어 너무 친절한 사람들... 강도 만난 이를 돌보던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나그네를 잘 돌보는 풍습 때문에 도리어 말 걸까봐서 눈길을 피하느라 귀찮을 지경이라던 경험자의 말을 들었답니다.
그러나 지금 저 시리도록 푸른 지중해의 물빛과 하얀 회벽의 집들을 보며 가슴이 막히도록 아득한 기분이니 과연 지중해 여행의 무게와 도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있느냐를 먼저 묻게 됩니다.
까뮤의 무의식적 행적이 데리고 갈 어느 해변도 두렵고요. 과연 그토록 흠모하던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조르바와 선뜻 악수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집니다.
가본 곳보다 가지 못한 땅을 이렇게 많이 남겨두고 아쉬운 방학의 끝을 보내며 님의 여름여행에 목을 축인답니다.
<주말의 비는 무수한 약속들의 훼방꾼이 되기도 하고 무수한 시간들에게 고즈넉한 습기를 불어넣어 주기도 합니다.> 는 멜과 함께 찾아온 이 고즈넉한 밤의 청량한 바람으로 오랜만에 깊은 휴식을 맛봅니다.
200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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