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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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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하얀새

하얀새18 꽃비가 내리더이다

SHADHA 2004. 2. 15. 23:04


하 얀 새



꽃비가 내리더이다.

08/07









빗길을 달려 낯선길에 이른다.
집으로 부터 한참을 달려와 평택역에서
또다른 낯선 지인을 태웠다

참으로 역설이다 낯선지인이라니.
그러나 그건 맞다
나에게 한번도 직접 본일이 없으나
이미 그타인은 나의지인이 되어버린 사람이니...

우리가 이른곳은 경기도 용인의 한택 식물원,
한 개인의 20년이 넘은 집념과 정열로 완성되어진
소박하기 그지 없는 야생화들의 천국이었다.

함초롱히 빗방울을 머금은 수련의 청아함이 살얼음처럼 조심스럽다.
그래서 감히 눈으로만 보기를 자청한다 .

연못가를 둘러보니 털부처손의 부드러운 보랏빛이 가슴을 일렁이게 한다.
그 사이로 수줍게 제비동자꽃이 선연한 주홍으로 살짝 얼굴을 드리민다.

이렇게 수줍게 피어오르던 꽃도 있던가?
야생화를 잘아는 어느님의 설명으로 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꽃잎끝이 제비의꼬리처럼 날렵하게 갈래지어 피어있다.
그래서 제비동자꽃이라 부른단다.

간간히 습한바람이 연못주변을 불어 감싼다.
하루종일 비님은 오락가락 나의 야생화나들이를 시샘하는 속에
발길을 수생식물원으로 옮긴다.

비탈진 오솔길을 지나 내려서니 오른편으로 귀족적이며
금새라도 저 탐스런 봉오리가 열려 심청이를 만날듯한 연꽃이 눈에 들어온다.
마침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햇살에 연분홍빛 귀티나는 연꽃이 방긋댄다.

연못과 연못사이로 나있는 노오란 마타리 숲길을 걸어 들어가니 마치 꿈길처럼 느껴진다.
털부처손의 가지사이로 메어단 거미들의 보금자리엔 가여운 노랑나비 한마리가 제 목숨에 겨워 헐떡인다.

아름다움에 가리운 우리네 삶의 한자락이 그곳에도 여전히 숨쉬고 있었다.그게 자연이었다.
연잎에 고인 물을 튕겨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다
어릴적 토란잎에 빗방울이 떨어지면 도르르 굴러 떨어지는모습이
너무도 신기했던 나의 어린 호기심을 내 아이에게 피워올리고 싶었다.

잎을 심술궂게 튀겨 보았다.
은빛 수정구슬이 도르르 굴러 떨어진다.
동시에 나의 추억의 빗방울이 호기심들이 연신 방울져 잎위에서 춤을 춘다.

일행을 찾아 다시 수목원내로 들어서자
참으로 이상한 식물이 하나 눈에 띈다 .
사진작가처럼 보이는 세인에게 염치 불구하고 도움을청했다.
절굿대라 하는식물이란다.
뾰족한 가시가 동그랗게 뭉치를 이룬 부분이 꽃이란다.
만개하면 보라색으로 변한다고 친절한 설명가지 덧부친다.
국화과의식물이라고 조언한다.

그래 식물원의 남은 부분을 돌아보려니 만개한 절굿대의 모습도 눈에띄었다.
아 우리의 야생화의 은근한 아름다움에
그져 너무도 문외한이었던 작은 새의 가슴이 되었다.
보라빛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습성탓인지 유난히 보랏빛이 넘실댄다.

가녀린 줄기를 타고 올라와 피어오르는 얇은 종잇장처럼
가녀린 보라빛꽃잎이 원형을 이루며 돌아가고
탐스럽게 솟은 수술들이 섬세한 작은 보랏빛 솔채꽃이
너무도 산골 처녀처럼 신선했다.

저 멀리로 비구름이 오르락 내리락 갈길을 잃어하며 산자락은 운무로 낮게 가리워진다.

다시 한두방울씩 내리던 비는
제초작업을 하는 일행의 등으로 자꾸 거세어진다.
제대로 봉사다운 봉사도 하지못하고
그져 먼길을 달려온 낯선 도시인의 가슴에
꽃비와 단비만을 맞은꼴이 되었다.

산을 내려오는길에 우리나라 토종의 꼬리 조팝을 만났다.
연분홍의 작은 꽃들이 탐스럽게 뭉치로 피어오르는 줄기에
제대로 알지못하는나의 무지에 그져 도 한번 감탄만을 했을뿐이다
서두르는 발걸음에 사진기도 가지고 떠나오지 못한 나의 불찰이 새삼 아쉽다.

하지만 나의 영원한 영사기인 눈과 가슴에 담아서 그 길을 내려왔으니 그래도 반절은 성공한 셈이다.

거칠어지는 빗줄기에 일정을 아쉽게 마감했으나
돌아오는 차안에는 계속해서 꽃비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