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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청계천에서 본문
청계천에서
황혼에서 밤까지
요즘
나의 아내가 내게 갖는 가장 큰 불만은
밤에 잠자리에 같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곤할텐데 일찍 쉬라는 말을 몇차례 하고는
아내는 언제나 혼자 잠자리에 든다.
나의 밤은 새벽 3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그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은 아깝게 느껴진다.
컴퓨터앞에 앉아 있거나
그제서야 거실 소파에 몸을 묻고
영화를 보기 시작한다.
그것이 새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신혼초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래 왔으나
나이가 들면서 아내는 내게 일찍 자라고 종용한다.
결혼을 하고 난 직후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두배 세배 더 노력해야 되고
그래야만 나에게 생길 새로운 가족과 아내에게
좋은 아빠와 남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스스로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집으로 일거리를 싸 들고 와서 새벽까지 했다.
특별히 만들어서 할 일거리가 없을 때는
건축에 관련된 각종 자격증을 다 따기 위해 공부했고
관련된 자격증이란 자격증은 다 땄다.
그 습관이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계속되고 있고
오랫동안 습관들여진 것이 쉽게 바뀌지도 않으며
나 자신도 굳이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일요일날 혼자 사무실 나가는 것도 같은 습관이다.
지난밤도 새벽 3시에 잠들고
아침 6시에 일어났으니 그제서야 피곤함이 몰려왔다.
예전에는 충분히 괜찮았는데
아무래도 지금은 그 때와 같지 않다.
서울로 올라오는 열차안에서는
브리핑 할 것들을 재검토하고 의논하느라
잠들 틈이 없었다.
그래서 밤 기차를 타고 가며 잠들기 위하여
느즈막한 시간대로 열차표를 끊어 놓고
청계천으로 향하였다.
날씨가 맑은 날
해질 무렵의 하늘
특히 늦가을의 그 하늘
짙은 푸른 빛에서 검은 색으로 바뀌어가는
그 순간적인 짧은 시간의 하늘빛은
언제나 아름답다.
청계천에 도착한 때가 그 때쯤이다.
밤이 오면서 조금은 춥다.
빰이 약간 얼얼할 정도로 차가워졌다.
기분은 그럴 때가 최고다.
청계천 복원은
보기 드문 걸작이다.
작품성이나 예술적으로 걸작이 아니라
늘 옛 것을 파괴만 해대는 도시 개발 정책에서
우리의 옛 것을 다시 복원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서울의 가장 중심거리에
인위적이기는 하지만
시민들에게 자연 친화적 수변 공원을 제공했다는 것이
아주 멋진 일이다.
한참 공사중일 때 몇차례 청계천을 둘러 보기는 했지만
완공후에는 처음가는 발걸음이다.
동대문쪽 오간수교에서 새벽다리까지는
지난 여름 낮에 둘러 보았기에
청계광장에서 광통교, 광교를 지나
삼일교까지 천천히 산책하고
다시 청계광장쪽으로 돌아온 늦가을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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