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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하얀새64 가본 적 없는 로마의 일곱 언덕을 돌아보며 본문

맑은하늘 하얀새

하얀새64 가본 적 없는 로마의 일곱 언덕을 돌아보며

SHADHA 2004. 2. 18. 21:15


하 얀 새



가본 적 없는 로마의 일곱 언덕을 돌아보며

02/09





0209


지난밤 오래도록 지면위의 활자들과 늦은밤의 왈츠를 즐긴 탓인지
아침은 뿌연 안개처럼 눅눅히 나의 창에 머뭅니다.

간밤에 하얗게 다시 눈이 내렸더군요.
입춘이 아닌 입동이 다시 돌아온 것일가요?
봄의 여신은 어디서 그 여린 손길로 대기를 감싸고 꽃씨를 날라다 줄까요?

아침을 가득히 채우며 흐르는 "놀라우신 주의 은총"이
신영옥씨의 아름다운 음성으로 지금 나의 주변을 정리하여 줍니다.

괴테는 그의 "이탈리아 기행"에서
<내가 로마 땅을 밟게 된 그날이야 말로 나의 제2의 탄생이자 나의 진정한 삶이 다시 시작된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지요.
그만큼 그에게 그 거대한 도시는 단편적인 도시의 유물들 사이에서 오히려 빙켈만의 서한집을 바탕으로 고대 유물과 미술에 대해 새롭게 연구하는 계기를 감동적으로 갖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로마가 거대한 학교처럼 보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바다로 나아가면 나아갈 수록 깊어지는 바다의 속성을 빌어 로마를 비유했지요.
그만큼 그에게도 저에게도 로마는 거대하군요.
그의 말에 의하면 로마에 와서 만이 로마를 볼 준비를 할 수 있다는데...
난 가보지도 않고 어떻게 저 로마에 대해 말할 수 있을까요?

침묵이란 이럴 때 아주 유효합니다.
오로지 자신이 느끼며 명상하면서 그것의 가운데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 보는 것이지요.

지난번 창덕궁에 갔을때 저는 보았습니다.
저들의 건축과 문화가 입체적이고 지금 인류의 보편 타당한 문화의 젖줄이였다면 지금 내가 서있는 이땅의 보편타당한 전통과 윤리의 젖줄인 유교적인 동양의 건축의 진지함을요.

인류의 어디에든 시대의 손길이 많은 희생과 비탄으로 치루어낸 위대한 예술을 낳고 있지요.
목동들과 천민들이 맨 처음 자리잡고 있던 로마의 일곱 언덕에 세계의 주인의 궁전기둥 기초를 쌓았고 내몰려진 이들의 아름다운 희생이 기둥의 부조만큼이나 선명히 되살아 오는 아침입니다.


**하얀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