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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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지지 않는 밥통
냉소적인...그리고 따뜻함.
사랑의 떡
배고픈 님 드십시요.
어젯밤 10시
대구에서의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나는
대통령의 신년 특별연설을 듣고 있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3만불 시대를 위한 바탕을 만들겠다...
그의 연설을 지켜보던 나의 입가엔 냉소적인 미소가 흘렀고
이내 나의 입에서는 담지못할 욕을 하고 말았다.
1시간의 연설시간이 짧아서 할 이야기를 다하지 못한다는
시간의 아쉬움을 몇번씩이나 토로 하는 그를 보면서
1시간이였던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1시간만으로도 충분히 불쾌하고 짜증스러웠기 때문이다.
...누구를 위한 2만불이며, 3만불 일까 ?
나는 냉소적이거나 비관적이거나 비판적인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호의적이며, 낙관적 사고를 가졌으며
특히 정치적인 문제에 관하여서는 늘 중립적인 관점으로
지켜보고 접근 하려 했었다.
그런 나는 2003년 후반부터 미소를 잃어가기 시작했고
현 정권의 정책들에 관하여 어설픔을 느껴야 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미소를 잃게 한
적절치 않은 국정 운영을 한 사람이
잘못된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었다.
그것은 참으로 짜증나고 불쾌감을 주는 1시간의 방송이였다.
오늘 아침 2분간의 방송.
그것은 나의 가슴을 따뜻하게 덮혀주는 방송이였다.
부산 수영 사적공원 인근의 작은 식당 주인이
매일 가게 바깥에다 보온밥통을 내어 놓고
그 보온밥통안에다 따뜻한 시루떡을 하나씩 포장하여
늘 가득 담아 놓고는 누구든 배고픈 사람들은
부담없이 뚜껑을 열고 떡을 가지고 가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게 된 이유는
식당을 운영하는 자신도 먹고 살기가 힘이 드는데
주위에 끼니를 때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서
그리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한다.
특히 수영 사적공원은 나이드신 노인들이 모여 쉬는 곳인데
끼니를 걸르는 노인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이것이 1인당 국민소득 2만불의 나라 현실태의 일부이다.
전날밤 1시간동안의 불쾌하고 지루한 대통령의 연설 방송과
오늘 아침 2분 정도 방송된 소시민의 따뜻하고 감동적인
방송의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
그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곳이 회사와 멀지 않은 곳이여서
오후에 나는 그곳을 향해 다가가서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고 사진을 찍었다.
돌아서 나올 때 참으로 부끄러웠고 가슴은 따뜻해졌다.
배고픈 님 드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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