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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낙동강변의 아름다운 고독 본문
낙동강변의 아름다운 고독
감전 야생화 단지 산책
살다보면
어떤 날은 스스로 고독하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
특히 요즘은 그런 날들이 부쩍 더 많아졌다.
아침에 눈을 떠 창 밖을 보니 거리의 풍경이 흠뻑 젖어 있었다.
지나는 사람들의 손에는 우산들이 들려 있으나 쓰고 가지는 않은 것을 보니
비가 그치기는 했지만 다시 비가 내릴 것 같은 그런 날씨였다.
금요일.
회사로 가보아야 특별히 할 일이 없는 날이다.
해야 할 몇 개의 디자인과 사업계획 프로젝트를 집에까지 가져와
며칠동안 밤늦도록 작업하여 목요일 대구로 올라가서 넘겨주었고,
사할린 프로젝트도 오늘 아침 사할린으로 먼저 넘어간 사람들이 그 결과를 가져와야만
사업 계획의 마무리 작업을 할 수 있기에 당장은 할 일이 없어졌다.
요즘은 하여야 할 일이 끊기는 그런 날들이 많아진 까닭이다.
....그냥 튕기지 말고 사할린 따라갈걸 그랬나 ?
스산한 날씨에 이래 저래 허전한 마음만 가득한 그런 아침이었다.
스스로 고독해지고 싶은 날...
순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곳이 있었다.
작년 이맘때 낙동강 하류의 작은 샛강사이의 매 마른 들판 길을 홀로 걸으며
몇 가지 상념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남해안 고속도로로 빠져나가는 다리아래에 야생화 화훼단지를 조성하고 있던 곳.
그때는 단지를 조성해 놓고 꽃은 피지 않아 황량하기 짝이 없던 곳이었다.
감전 야생화 단지, 그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비가 쏟아질 듯하다가도 구름 속으로부터 따가운 햇살이 쏟아지는 변덕스러운 날씨.
그러나 낙동강변의 감전 야생화 단지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동화 속 환상의 세계로 빠져드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아름다운 꽃의 세상 속으로 빠져 들고 있었다.
그 많은 꽃들의 이름을 다 외우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지만
분명하게 느끼는 것은 아름답다는 것이다.
고즈넉한 풍경이 있는 낙동강 들판을 가득 채운 아름다운 꽃길 속을 거닐며
아름다운 고독을 즐길 수 있었다.
시지프스의 운명과도 같은 삶을 부여받아 살면서
그것이 운명이다 하고 받아 들여 순응하며 버티는 경향이 강해서
다시 바닥으로 굴러 떨어진 바위,
어차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려 놓으면 바로 바닥으로 굴러 떨어질 줄 알면서도
또 다시 산 정상으로 밀어 올리려는 고통의 순간들 중에 만나는
낙동강변 산책 중의 아름다운 고독에서
...이제 나는 나의 운명을 스스로 바꾸기를 포기한 것일까 ?
Preparense...Astor Piazzo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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