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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성 金井山城 본문

靑魚回鄕(부산)

금정산성 金井山城

SHADHA 2008. 2. 22. 09:47

 




금정산성 金井山城

금정산성 동문에서 북문까지 걸으며





금정산의 산정을 따라
계명봉의 노란 억새풀 평원위로 쏟아져 내리는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바라보다가
눈물을 흘린다.
가슴에 쌓인 무슨 서러움이 그리도 많은지,
아름다운 하늘과 어우러지는 기암괴석,
산정따라 부는 겨울바람과 맑은 햇살,
쉽게 잊혀지지 않을 풍경들을 바라보다가
눈물을 흘린다.

하늘빛이 푸르고 맑은 날,
산성마을에 일보러 갔다가 문득 눈에 띈 금정산성을 덮고 있는
푸른 바다같은 하늘의 유혹을 못이겨서
무작정 동문쪽으로 올라 북문쪽을 향해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화가 아닌 구두를 신고,
등산복이 아닌 양복을 입고,
산정을 따라 4.2 km 금정산성길을 정처없이 걷고 걷는다.
파리봉과 계명봉, 상계봉을 오르고 넘으며
하염없이 밉기만 하던 나에게 스스로 격려하며 산을 걷는다.
겨울햇살과 바람,
억새풀과 끝없이 이어지는 성곽,
기암괴석의 절경과 먼 산들과 그너머 바다까지
다정한 친구 삼아 걷는다.
짙은 갈색 구두는 하얀 먼지와 흙으로 덮혔고
짙은 곤색 바지에도 점점 흙과 먼지가 묻어 더럽혀져도
머리속은 점점 더 맑아지고 깨끗해져서 투명해진다.

두시간 반을 그리 걸어서 상계봉에 올라 한숨을 돌리며
멀리 금정산의 최고봉인 고담봉을 바라다 볼 때,
고담봉 아래 바위틈에 지어진 산사 미륵사에서 바람타고 들려오는
청아한 불경소리를 듣는다.
북문앞에 내려서서 세심정 맑은 물에 손을 씻고 마음을 씻는다.
구두를 털고 바지에 묻은 먼지들을 털어 보지만 쉬이 털리지 않는다.
내가 지고가는 業처럼 쉬이 털리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가슴과 머리속에 새겨진 이 겨울날의 기억 또한
그처럼 쉬이 털릴 것 같지 않을 아름다운 산행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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