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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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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魚回鄕(부산)

동해남부선 기차를 타다

SHADHA 2008. 3. 6. 00:36

 




동해남부선 기차를 타다

해운대역에서 남창까지





3월 4일 아침.
부산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2005년도 이맘때쯤 100년만의 대설이라는 눈이 내린 이후
이 남쪽 항구도시에 눈다운 눈이 내리는 풍경은 오랫만에 보는 것이였다.
일기예보를 보니 동해안을 중심으로 눈이 내리고 있다고 했다.
해운대.
아주 오랫동안 부산에 살면서 해운대에 눈내리는 풍경을 본 적이 없었다.
나는 그 풍경을 보고 담기 위해 서둘러 해운대로 향하였다.
부산의 동쪽바다로 이어지는 황령산 터널을 지날 때까지도
눈은 바람에 흩날리며 하얗게 내리고 있어서
동쪽바다로 향하는 나의 판단이 옳은 줄만 알았다.
그러나 광안리를 지나 해운대로 다가가면 갈수록 눈이 내리기는 커녕
눈이 내린 흔적조차도 보이지 않고 가는 빗방울만 내리고 있었다.
해운대역앞 삼거리에서 바다쪽으로 나갈 것인지,
다시 회사가 있는 시내쪽으로 돌아 갈 것인지를 망설이다가
해운대역으로 다가가서 동해바다를 타고 북으로 오르는 동해남부선.
무궁화 열차를 타고 동해바다를 따라
눈이 내리는 바다풍경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가벼운 여행을 하기로 했다.

해운대역에서 승객이 몇명 없는 한적한 열차를 타고 미포 바다곁을 지나
달맞이 고갯길아래 낭만적인 터널을 지나고
동해바다와 남해바다가 만나는 수평선과 그 경계를 넘어
청사포와 송정 바다를 내려다 보며 기장을 향하여 달려가지만
차창가에 빗방울만 스칠 뿐, 어디에도 눈내리는 풍경은 없었다.
좌천과 월내를 지나 남창에 이르는 40분간의 기차여행 내내
동해안을 중심으로 내린다는 눈은 구경조차 하지 못하고
혼자 내린 남창역을 빠져 나오니 차갑고 스산한 비바람만이 반겨주었다.
남창역 앞 장터는 텅텅 비어 오가는 사람조차 보이지 않으니
몸 한번 으스스 떨며 코드깃을 세우고 옷깃을 여민 채,
그 허탈감과 알 수 없는 서러움을 털어내어야 했다.
그렇게 그냥 돌아 오기가 아쉬어 남창 읍내 한바퀴를 천천히 걸어 산책을 한다.

눈내리는 바다 풍경 만나러 갔다가 짙은 회색빛 고독안고 돌아오던 날에...
....난 왜, 이렇게 기리빨(뒷끝발)이 안붙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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