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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서울대공원의 가을과 추억 본문
서울대공원의 가을과 추억
과천 서울대공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랜드, 서울경마장
과천 서울대공원의 가을은 황금빛으로 빛났다.
가을의 낙엽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게 느껴지는 풍경
가을의 끝자락으로 향하며 그 아름다움을 마지막으로 태워버리는
그 숲속으로 홀로 걸었다.
가을은 이렇게 끝나고 겨울이 시작될게다.
건축사가 된 그 다음해인 1989년 여름,
과천종합청사의 건설교통부에 설계심의를 받으러 올라오는 길에 여름휴가를 겸하고
아내와 어린 두딸을 동행하여 새마을 열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서
잠실 롯데월드 호텔에 방을 잡고 두 딸들과 롯데월드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시간을 갖고
다음날 오후 1시부터 예정된 건설교통부의 심의에 참석하기 위해 과천으로 와서
가족들와 오전시간을 서울랜드에서 보내고 점심식사를 같이 즐긴 후
사랑하는 가족들, 아내와 두 딸을 서울랜드에 남겨놓고 홀로 정부종합청사로 향할 때,
갓 서른이 된 순진한 아내의 커다란 눈에 잔뜩 겁먹고 긴장한 모습이 흘렀다.
핸드폰도 없던 시절, 어린 두 딸과 낯선 곳에 남겨진 아내는 조금은 두려웠던게다.
마음은 안됐지만 이미 예정된 일이여서 어쩔 수 없는 상황.
오후 4시에 서울랜드 입구쪽에 있는 은빛 돔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혼자 그 자리를 떴다.
오후 3시반이 넘어서야 끝난 건축심의와 회의
택시를 잡아타고 서울대공원으로 들어 서울랜드로 향할 때 무척 조바심을 쳤었다.
서울랜드에 들어서니 멀리 작은 딸이 은빛 돔의 분수곁에 서서 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곁에 엄마손을 잡고 웃고 있는 큰 딸과 나를 보자마자 안도하는 웃음을 보이는 아내.
나는 서울랜드의 그 은빛 돔을 바라보면서 약 20년전의 그날이 새삼 떠올라 웃음이 지어졌다.
너무도 순진하고 여리던 아내가 지금은 가족을 지휘하고 지배하는 우리가족의 여왕이 되었다.
새삼 20년전의 그 순수하던 아내가 보고 싶어졌다.
서울대공원 입구에서 서울랜드로 드는 길목에 황금빛으로 물든 단풍,
그 길을 걷는 사이 지난 추억들이 세월이 되어 흘렀다.
가을의 끝자락으로 향하며 그 아름다움을 마지막으로 태워버리는
그 숲속으로 그리 홀로 추억을 안고 걸었다.
서울랜드의 가을
국립현대미술관의 가을
서울대공원의 가을숲
서울경마장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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