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길이 아니면 가지마라 본문
길이 아니면 가지 마라
구봉산 산책로에서
늦은 봄 비가 내리는 날,
호젓한 산 길을 걷는 나의 앞으로 노란 나비 2마리가
춤을 추며 봄 비속을 헤집고 날아간다.
생명은 살아 있을 때 아름답다고 느껴진다.
요즘 나의 일과는 매우 분주해졌다.
어떤 날은 오전 일찍부터 시작하여 밤늦도록 일정이 계속될 때도 있다.
오전 10시 교대 앞 근처 사무실에서 도면 검토하고 작업 수정을 시킨 다음, 그 건축사와 점심을 먹고
2시 약속을 위해 서면으로 나와 손님을 만나 커피숖에서 차를 마시고 설계 계획을 의뢰받고
다시 4시 약속을 향해 남천동으로 가서 오랜 인연의 회장님 사무실에 가서 900세대 아파트 설계에 관하여
의견을 나누고 며칠 후 다시 만나기로 하고 길을 나서서
6시에 약속된 해운대 신시가지 백병원 근처에서 계획한 남창 아파트 도면을 놓고 회의를 하고 저녁을 먹는 것으로
일과를 마치고 피곤해진 몸으로 귀갓길에 오르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실제로 일이 성사될지? 경제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으나
열심히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7~8년 만에 제대로 바쁜 그런 나날들을 보낼 수 있어 참으로 행복하다.
그리고 또 며칠 후 남천동으로 가서 900세대 아파트 설계에 관한 회의에 참석을 했는데,
시행사 쪽에 관련된 사람이라며 회장이 소개를 하여 서로 명함을 주고받아서 앉았는데,
마주 앉은 그는 가는 눈을 가지고 있었는데, 눈동자를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려대고,
지나치게 얇은 입술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가벼운 언어들을 내뱉었다.
자기도 아는 건축사가 아주 많은데 , 회장님과의 인연을 보고 설계 계약을 시켜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해대었다.
그리고는 그의 본심에 있던 본론이 나왔다.
오늘 저녁에 시행사 쪽 인사들과 저녁 약속을 해놓았는데 우선 경비 몇백만 원을 자기 통장 계좌로 넣어 달라는 것이었다.
예상치 못한 요구에 당황한 회장은 나에게 전혀 이야기하지 않은 내용이라서 경비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하자,
그는 아주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그러면 저녁 전까지 입금을 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시 회장이 갑자기 그런 요구를 하면 곤란하지 않느냐고 하자,
그는 형편이 그러면 할 수 없지요,....라고 불쾌한 듯 말을 뺃었다.
그때 참다못한 내가 입에 열어 말했다,
.... 형편이 그래서가 아니라 형평성이 없어서 돈을 해 줄 수가 없습니다,
회장과 그가 순간적으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 사장님과 제가 오늘 회장님께 소개받아 처음 만났고, 만난 지 20분도 안돼서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말이 안 되고 형평성이 없는 일입니다.
저도 그 일에 대하여 진위여부를 파악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검토를 해야 되고
사장님도 제가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인지 검증을 하고 난 후에 서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게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헤어지면서 나를 소개해준 회장님의 입장을 생각해서 잘 부탁드립니다 하고 인사를 건네고 나왔으나
기분은 아주 불쾌했다.
사람의 마음을 불쾌하게 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 의외로 많다.
산을 자주 타면서 배운 것 중에 하나가 있다.
....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는 것이다.
젊은 날에는 길이 없는 곳이면 더 그곳으로 가고 싶었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도 하고 길을 잃고 헤매기도 했다.
그리나 지금은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아야 되고, 그 길 위에서 열심히 걷는 것이 만이 내가 이 나이에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또한 그동안 나의 생활신조로 지켜오던 중의 하나,
.... 돈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마라.
돈을 잃으면 언제 가는 다시 만들면 되는데, 사람은 한번 잃으면 영원히 잃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나는 내가 평생 지켜온 이 신념을 버리기로 했다.
고사에 보아도 한번 배신한 사람은 언제든지 배신을 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이제는 그것을 안고 가지 않기로 했다.
.... 이제는 길이 아니면 가지 않는 것이다.
부산의 돼지국밥집 순례 2
조방앞 중앙시장의 역마차 돼지국밥
조방앞 귀금속 상가가 몰려있는 골목 안 중앙시장 근처에 자리 잡고 있는 20년 전통의 국밥집....역마차
식당의 내부에는 테이블이 6개밖에 없는 작은 식당이지만 주로 주변 귀금속 상가에 배달을 위주로 하고
찾아오는 손님은 오랜 단골들이 많다.
이 역마차 돼지국밥집의 가장 큰 매력은 돼지고기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전혀 없이 깨끗하고 맑은 국물이 좋고
따뜻한 밥을 솥에서 바로 퍼서 주는데 그 밥맛이 아주 일품이다.
또한 부추 등 기본 밑반찬이 아주 정깔하고 먹을만하다.
또한 국에 들어가는 돼지고기도 비교적 질이 좋은 고기를 사용하여 아주 맛이 좋다.
가격 또한 국밥이 4,500원, 따로국밥이 5,000원으로 돼지국밥 값으로는 아주 싼 편이다.
보통 싼 게 비지떡이라고 하는데, 이따금씩 비지떡이 아닌 곳도 이따금은 있다,
부산에서 제일 유명한 낙지볶음 골목에 근접하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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