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무릉도원을 이룬 민주공원의 겹벚꽃 본문
무릉도원을 이룬 민주공원의 겹벚꽃
2012년 봄 그리고 희망
세차게 내리던 봄비가 그치고 난 뒤 아내와 평온한 마음으로 민주공원에 올라
몇 번 가족들과 같이 식사하러 갔던 식당에서 오리한정식으로 점심을 즐긴 다음 다시 민주공원으로 올라
매년 이맘때면 화사한 겹벚꽃이 무릉도원을 이루는 산책길로 접어 들었다.
회사가 무너질 때도,
미래에 대한 어떤 확신도 생기지 않았던 암울한 시절의 날들 속에서도
아내와 나는 가슴에 그런 아픔들을 담은 채, 민주공원으로 이따금씩 올라와서
결코 포기하지 않고 빈 가슴에 부질없어 보이는 희망쌓기를 하곤 했었다.
2009년 가을 밤, 공원 벤치에 앉아 아내의 가여운 어깨를 감싸던 날,
나도 모르게 흐르던 가슴의 눈물을 잊지 못한다.
짙은 분홍빛 겹벚꽃이 만든 선경 아래 머물다보니 마음조차도 신선이 되는 듯하다.
아내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여 행복해 보이니 나도 행복하다.
언젠가부터 아내와 나는 실현이 가능한 현실화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어쩌면 예전에 소망하던, 그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꿈보다는 훨씬 더 소박하고 작은 꿈을 꾼다.
그러니 아내도 나도 행복하다.
이렇게 사소한 일에서도 행복하니 그것으로 족하다.
우리의 가슴은,
이 봄날의 겹벚꽃처럼 아주 화사하게 피어나고 만개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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