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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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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魚回鄕(부산)

성지곡수원지 산책

SHADHA 2012. 7. 2. 18:57

 

성지곡 수원지 산책

행복을 만드는 법

 

 

전날까지 내리던 비가 그친 일요일,

아내와 집에서 준비한 단출한 도시락을 배낭에 넣고 성지곡수원지로 향했다.

성지곡수원지 편백나무숲에 만들어진 녹담길과 녹담대를 둘러보고

백양산 편백나무숲속을 거닐기 위하여 아내와 같이 산책하러 가는 길,

수원지 아래에서 떨어지는 작은 폭포와 계곡 물소리가 맑게 들리는 곳에 아내와 자리를 깔고 앉으니 

편백나무숲을 지나온 7월의 바람이 너무도 시원하여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아내와 도시락을 먹고 편백나무 숲 산책을 한 행복한 날이었다.

 

1층 옥상에서 떨어진 사람보다 10층에서 떨어진 사람이 받는 충격은 치명적으로 크다.

그 충격이 쉽게 아물지도 않았는데 다시 10층으로 올라가려 몸부림치다 보니

올라가지도 못하고 남는 것은 마음과 몸에 병을 얻는 것 뿐이었다.

하여 살기 위해 스스로 터득한 삶의 방편이 생겼다.

행복하게 사는 방법.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으나, 그것을 아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안타까웠다.

그것은 마음의 높이를 낮추면 낮출수록 행복의 양은 더 커지고 많아진다는 것이다.

마음의 높이를 낮춘다는 것은 내 마음속의 욕망과  욕심을 우선 낮추는 것이다.

그러면 행복한 순간은 훨씬 더 많아지고 그 행복의 크기도 커지고 매사에 고마워한다는 것이다.

 

운전기사가 딸린 고급 승용차 타고 다닐 때 보다

귀에 MP3를 꼽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걸어서 출근하는 아침이 훨씬 더 행복하고

가족들과 최고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때보다

시장통에 소문난 작은 식당에 모여 앉아  추어탕 한 그릇으로 식사할 때도  행복하고,

여비서가 내 방으로 차를 가져다주지 않아도

출근하여 현장을 바라보며 스스로 1회용 커피 한잔 마시는 것도 행복하고,

열심히 직장에서 일을 하고  퇴근 후아내와 데이트하고, 산책하며, 같이 영화관에 갈 때가 무엇보다 행복해졌고,

매주 일요일마다 편백나무숲을 찾아가 산책하다가

산속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느끼는 행복함을 예전에는 느끼지도 못했고

마음의 높이를 낮추니 매사의 모든 일들이 다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것은 체념에서 오는 철학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행복하다.

예전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그런 행복을 만나게 된 것이다.

하여, 아침에 건설현장으로 출근할 때,

나는 사업주 회장의 오랜 지인이며 신뢰받는 측근으로 설계를 계획한  건축사로도 아니고

시공하게 된  건설회사 사장의 40년 친구이자 공사를 만들어준 사람으로도 아니고,

30년간 내가 데리고 있던 건축사의 직원으로서 감리 책임자라는 마음으로  나는 현장으로 출근한다.

그래야만 내 마음이 다치지 않는다.

내가 나인데 하지 않으니 마음 다칠 일도 없다.

지난 20년간 자고 눈을 뜨면 금세 돌아오던 직원들의 급료와 4대 보험과 여러 가지 세금들...

임대료와 많은 하청회사들에게 지불할 자금들,

이런저런 돈 걱정, 일 걱정, 사람 걱정에 다리 한번 제대로 펴고 잔 적이 별로 없었으나,

지금은 눈을 감고 뜨면 금세 봉급날이 다가온다. 매일 밤 다리를 뻗고 잔다. 그래서 행복하다.

왜 지난 20년간 그런 고통을 안고 살았는지...

 

행복은 마음 높이를 낮추면 낮출수록 더 많아지고, 커진다.

삶의 고마움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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