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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민주공원의 2014 마지막 가을 본문

靑魚回鄕(부산)

민주공원의 2014 마지막 가을

SHADHA 2014. 12. 5. 08:45

 

 

민주공원의 2014 마지막 가을

체념과 경험

 

 

가을의 끝이 있는 풍경속으로 민주공원 산책길을 걸을 때,

얼마전 진주의 사업부지를 보러 가던 날, 일행들과 나누던 대화가 생각났다.

....체념이 아니라 경험이다.

 

부동산 사업으로 부자가 된 J 사장 벤츠 승용차를 타고, K 회장, M 실장과 같이 진주로 가던 중,

뒷좌석 옆에 같이 앉아 있던 K 회장이

....하사장도 이제 그만 쉬고 돈 좀 벌지 그래 ?

....일은 많이 하고 싶어도 돈을 많이 버는 능력도 없고, 돈을 많이 벌고 싶지도 않습니다..

....돈 많이 벌면 좋지 왜?

....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돈을 버는 만큼 고통도 많이 생기고, 번민 또한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돈이 많아야지...

....지금보다 돈이 많아진다고 해서 더 나아질 것은 많이 없는데, 잃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돈이 많아지면, 사는 집의 평수가 커지고, 좋은 차를 타고 다니고, 손님들과 고급 룸싸롱 자주 가는 일 이외는

    밥에다가 금가루 뿌려먹지 않는 이상, 지금보다 크게 나아지는 것은 없는데,

    잃는 것은 너무 많습니다.

    매일 매일, 매달마다 직원들 급료 걱정, 각종 세금에 시달리고, 직원들 4대 보험료에 퇴직금

    이런 저런 눈에 보이지 않게 나가야 되는 돈들, 임대료, 하청업체들 외주비...끝도 없는 돈 걱정,

    수금이 제때에 안되면 피말리는 순간들, 밤에 발을 뻗고 잠도 못자는 순간들을 겪어야 되고...

    더 중요한 것은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엄청나게 줄어서 지금처럼 가족들과 화목할 수 없다는 것이고,

    가족 불화가 생길 수 있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발생할 수 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지금 누리는 행복의 양이 점점 적어져서, 끝내는 돈은 많지만 불행한 삶을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돈이 많아 지면 왠만한 것은 고맙지도, 만족스럽지 않아서 행복을 느끼지 않게 됩니다.

    그만큼 행복을 느끼는 양이 적어져서, 물질적인 행복은 늘어나는데, 마음의 행복 샘이 마르게 됩니다.

    주위에 돈이 아주 많은 분들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것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가난하지만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합니다.

    이렇게 말씀 드리는 것은 체념이 아니라, 부유와 가난, 양쪽을 다 경험하고 느낀 삶의 철학입니다.

앞에서 묵묵히 운전을 하던  J사장이 입을 열었다.

....나도 하사장님 말씀에 동감합니다...특히 체념이 아니라 경험의 결과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돈을 많이 벌지만, 그 돈을 관리하기 위해서 사실 사는게 사는게 아니고 전쟁이죠,

    인간성도 어쩔수 없이 상실해야 되고, ... 

 

체념이 아니라 경험의 결과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이가 들어 갈수록, 인생의 가을쯤에 서서 다가올 겨울을 바라보면

무엇하나 제대로 남겨 놓거나 이루지 못한 삶, 실패한 삶을 산 것 같은 자괴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민주공원의 동쪽과 남쪽 뜰, 낙엽쌓인 산책길을 거닐면서 했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