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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에덴공원의 4월 본문

靑魚回鄕(부산)

에덴공원의 4월

SHADHA 2015. 4. 24. 14:11

 

 

에덴공원의 4월

젊은시절의 낭만이 있던 곳

 

아주 젊은 날,
사랑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터질 듯 설레고
사랑이란 말만 들어도 모든 것이 다 꿈만 같던
그런 날.
우리 서툰 연인들은 낙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에덴공원 숲 속을 거닐며 사랑을 배우기 시작했었다.

군대에서 제대한 그 다음해 쯤에
서울로 훌쩍 떠났던 그녀가 나를 만나러 다시 돌아온 날도
우린 손을 마주 잡고
이곳으로 왔었다.

 

하늘목장이었을 것이다.

멀리 낙동강과 하구언이 보이던 곳.

매일 편지를 주고 받아도 

하고 싶은 말은 너무도 많아서 멈추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헤어지기가 아쉬워 걷고 또 걸어서
하구언 둑을 넘어 더 먼 곳으로 가고자 했었다.
그래야 다시 돌아오는 길이 더 멀어서
더 오래 같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아간 을숙도 갈대 숲.   
제 8요일의 아그네시카가 원하던
하늘은 열리고 사방의 벽은 막혀있는 그런 방처럼
을숙도의 갈대밭 속은
키보다 훨씬 높은 숲을 이루고 있어
그 안으로 들면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우린 사라져 버릴 수 있었다.
푸른 하늘만 보이고
사방은 온통 갈대의 금빛 벽으로 도배한 것 같았다.

아그네시카의 방처럼...

 

32년만에 다시 돌아본 에덴공원.

그때의 낭만적인 에덴공원은 흔적도 없고 황량하기까지 했다.

사하구청에서 하단의 술집 많은 거리, 유흥가를 젊음의 거리라고 홍보하지 말고

에덴공원이나 제대로 정비하고 관리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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