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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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만의 외유
후쿠오카로 떠나면서
기억하니?
야따이의 붉은 종이 등불이 켜질 무렵에
나까스 강물위에 번져가던
그 밤의 추억들을..
기억하니?
나까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위에서
봄바람에 실려
우리 가슴을 치고 지나던
바이올린 연주를..
기억하니?
가와바따 거리의 한쪽편
일본 전통풍의 요정들이 있는 골목길을
호기심으로 들어서려는 나를 붙잡던 그때를..
기억하니?
노오란 불빛이 아름다운
영빈관의 작은 정원길을 팔짱끼고 걷던
오래 전 그 밤을..
기억하니?
강가의 벤취에 나란히 앉아 피우던
담배연기에 더욱 더 화려하게 번져가던
나까스의 네온불빛들을..
기억하니?
번화가 거리의 한켠 공중전화박스와
그 바깥쪽에서
새롭게 만난 거리의 풍경들을 바라보던 그때를..
기억하니?
나까스 강변으로 나설 때마다
그 때,
그 추억들이 변함없이 남아 있더라.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나,
아주 많이
너를 사랑했었다.
나까스 강가에서 ....1995
1983년 11월
내 나이 29살에
부산 중앙동의 12층짜리 건축물 중앙빌딩을 설계하기 위하여
일반인들의 해외 여행이 자유롭지 못하던 시절에
일본으로부터 초청장을 받고서야 일본으로 여행을 할 수 있던 그 시절에,
한 줄에 4명이 앉는 작은 비행기를 타고 난생 처음 밟은 외국 땅 일본.
일본의 북쪽 삿포르,
중앙의 도쿄와 오오사카,
남쪽의 후쿠오카까지 여행했었다.
그 중에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이 후쿠오카였다....내 일생의 첫 외국 땅.
1983년부터 1997년까지 14번 일본을 업무차, 여행으로 갔고
그 중에서도 후쿠오카는 아홉차례를 방문하였다.
그리고 나의 마지막 외국 여행지도 1997년의 후쿠오카였다.
그 후, 19년의 세월이 그냥 지났다.
IMF로 인한 사업 실패, 그리고 이어진 건강 악화.
또 다시 두번째 사업 실패, 그리고 또 건강 악화.
그래서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48,000점이 넘게 있는데도 바깥으로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작은 딸아이가 추석 연휴기간 동안 아내와 함께 후쿠오카 여행을 계획하고
미리 모모치 해변의 힐튼 씨호크 후쿠오카 호텔을 예약하고,
온천을 즐기는 아내를 위해 쿠루쿠루 버스를 예약하여 유후인과 쿠로카와소 온천까지 예약을 하고
심장때문에 비행기 타기를 꺼리는 나를 위해 고속선 비틀을 선택하였다.
19년만의 외유.
그 첫 행선지가 또 후쿠오카다....
그리고 이 여행을 시작으로
나의 남은 마일리지를 사용하게 되는 외국 여행이 다시 시작될까 ?
1983년 11월 후쿠오카 여행을 처음으로 하였고,
1997년 후쿠오카 여행을 마지막으로 해외 여행이 끝났고
2016년 9월 후쿠오카 여행으로 다시 해외 여행이 시작될 것 같은 강렬한 느낌이 든다.....
일본 후쿠오카로 떠납니다...
즐겁고 행복한 추석 연휴 되십시요...
사진 :1983년~1995년 촬영
29살에 설계한 중앙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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