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후쿠오카 가는 길 본문
일본 후쿠오카 가는 길
후쿠오카 여행 1
때론
달대신 풍선을 하늘에다
매어 달면 어떨까 싶다.
밤하늘에 잘 어울리는 빨간색이거나
하얀색 풍선으로,
하나님이 그 일을 좋아하실지
어떨지는 몰라도
그다지 힘들어 하시거나
심각하게 생각하시진 않으리란 생각을...
그래도 비행기는 하늘에 떠 있다.
...................1983년 11월. 첫번째 비행.
처음 비행기를 탄다.
제주도도 한번 가 보지를 못했으니 처음 타는 비행기 여행이 된다.
두렵다. 하늘에 뜬다는게 믿기지를 않는다.
그 첫 비행기를 타고 가는 곳이
지금껏 내가 살던 세상이 아닌 저 바깥쪽 세상인데다,
비열하고 교활한 왜놈들이 사는 나라여서 더욱 더 두렵다.
해외여행이 쉽지않은 시대여서 그 바깥 세상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던 때,
어릴적 늘 교육받았던 일본에 대한 인식이 성인이 되어도
쉽게 사그러 들지 않는다.
여우같은 교활한 눈과 늑대같은 음흉한 입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나라로.
그래서 많이 두렵다.
비행기 타는 것이 두렵고 일본으로 가는 것이 두렵다.
김해 국제 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은 유일하게 일본 후쿠오카행뿐이다.
통로를 중심으로 창쪽으로 두 칸씩의 좌석을 가진 비행기.
아주 작은 비행기에 몸을 실은 채
의자 손잡이에 손을 꼬옥 고정시키고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하늘을 향해 오른다.
새처럼,
풍선처럼 오른다.
살며시 실눈뜨고 내려다 본 낙동강.
아! 나는 하늘에 떠 있다.
따끈한 차 한잔과 함께 주어진 입국신고서.
한문으로 칸칸을 메우고 나니,
대마도를 지난다.
김해공항을 뜬지 40분 後.
일본영공.
몇번씩이나 하카다 공항을 선회하던 날개 한쪽이
깊숙히 내려 앉으며 하강을 시도 할 때.
피에트 몬드리안의
회색 윤곽선들과 색면같은
후쿠오카 평야의 광활한 그리드.
추수를 끝낸 평야위에로 비행기 그림자가 뜬다.
낙동강과 김해평야,
그리고 후쿠오카 평야,
닮았다.
같이 쌀밥을 먹기에 닮을 수 밖에 없나보다.
다른건
김치와 오싱꼬.
....1983년 11월에 씀
1983년 11월 첫 외국여행 이후
바깥 세상에 대한 강한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가득차서 외국 여행을 지속적으로 꿈꾸다가 7년 후,
1990년 건축사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건축주와 같이 설계를 위하여 후쿠오카, 도쿄 출장 가는 것을 시작으로
1997년까지 유럽 4개국, 오세아니아 2개국, 캐나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일본 14차례 업무상 출장이거나, 여행을 갔었다.
그 당시에는 일반인들의 해외 여행이 활발하지 않은 시기여서 현지의 정보가 많이 어두웠고,
인터넷이 활성화 되지 않아서 더더욱 정보가 어두워서 책에 의존하여 지식과 정보를 찾았고,
사진도 필름 카메라로 찍어서 현상소에서 현상하여야만 사진을 만날 수 있던 시절이어서 사진도 마음대로 찍지 못했다.
1997년 이후 19년만의 해외여행...후쿠오카.
심장병으로 비행기 타기를 아직 꺼려하는 나에게 아내와 작은 딸은 고속선 비틀을 타고 후쿠오카를 가게 하였다.
바다를 너무도 좋아하지만, 수영하는 것과 배를 타는 것 또한 심한 컴플렉스가 있어서 망설이기도 했다.
너무 밖으로 나가고 싶은데, 19년 만에 해외로 나가는 것 또한 설레이지만 두려웠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9월 13일,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국심사를 받고 오전 9시 30분 고속선 비틀을 타고 후쿠오카로 향했다.
멀미약을 미리 먹었지만 잔뜩 긴장한 채로 의자에 앉아서 부산항을 떠났다.
그러나 고속선 비틀이 속도를 내고 수면 위로 부양하여 달려가기 시작하면서 긴장감은 이내 사라져 갔다.
수직이나 수평으로 큰 흔들림 없이 비행기보다 더 편안하게 느껴져서 옆 자리에 앉은 아내의 손을 잡고
배 안에서 상영 중인 예전에 아내와 같이 보았던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 주연인 영화<인턴>을 보았다.
약 3시간의 항해 끝에 후쿠오카 항구에 도착을 하였다.
예상했던 것보다 맑은 날씨, 푸른 하늘이 기분을 더 좋게 하였다.
19년 만의 일본 후쿠오카와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후쿠오카 항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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