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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이기대와 장자산 본문

靑魚回鄕(부산)

이기대와 장자산

SHADHA 2018. 6. 27. 09:00



이기대와 장자산

30대의 추억을 찾아서 # 2



산 하나,
동해 바다에 빠졌다.

산 하나,
푸른 하늘에 빠졌다.

솔 숲 가득한 산 하나.


산과
바다와 하늘이
서로
아무런 빈정거림도 없이,
나무람도,
의심도 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산 오르며 보는 하늘,
산 내리며 보는 바다.

해풍으로 목청을 틔운
바닷새들의 노래.


이 틈새,
저 틈새로
잘 어우러져서 핀 키 작은 해바라기

속념
다 털어내어
소유욕 0 이 되는 날까지
산과 하늘과 바다의
순수한 숨결 곁에 머무르며
아름다운 전설을 잊지 않으려는
 
이기대.



큰고개 쉼터에서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즐긴 후,

장자산 장산봉으로 오르는 산길을 따라 오르다가 중간 샛길로 빠져서

장자산 능선길을 따라 걸었다.

용호동 살 때, IMF 외환위기로 힘들어 했을 때, 거닐며 느꼈던 마음들을 글로 남기던 곳.

그 추억의 길을 거닐었다.


굳이 살아야 한다면
그래서 다시 살아야 한다면,

죽어야 할 날을
손가락으로 헤아리지 말자.
죽어야 할 날을
안타까워하거나 두려워하지도 말자.


그 내딛는 한 발.
내딛는 한 발마다 하늘과 바다가 만나고,
숭고한 바램과 징조가 만나고
삶과 자연과 내가 만나니
순간, 순간,
만족.


굳이 살아야 한다면,
그래서 다시 살아야 한다면

살아가야 할 날들을
손가락으로 헤아리지 말자.
살아가야 할 날들을
욕심 내거나 끌어가려 하지 말자.


그저
하늘과 바다와 산이
제자리에서 초연이 어울려
좋은 숲을 이루는
이기대처럼 만 살게 해달라고

소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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