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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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동 장자산을 오르며
30대의 추억을 따라서
1986년 경에 대연동에서 용호동으로 이사를 와서 1999년까지 약 13년을 용호동에 살았다.
딸들이 어린이집 다닐 무렵부터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 살았다.
1988년에 용호동에 살면서 건축사 자격증을 땄고,
1989년 내 이름으로 등기된 내 집, 내 아파트를 처음으로 가지고 살았다.
IMF 외환위기 사태로 나의 모든 것. 회사 4개와 아파트를 다 잃을 때까지...
용호동은 나에게 많은 즐거움과 아픈 추억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내가 살던 아파트에서 마주 보이던 산이 장자산이다.
1988년 건축사 시험공부를 할 때, 가끔씩 책을 들고 장자산으로 향했다.
용호동 동일아파트를 지나 장자산으로 들어서
견성암을 지나서 체육시설이 있는 숲 속 나무 그늘 아래 앉아서
새소리를 들으며 공부를 했고,
1988년 그 해 단 한번만에 1, 2차 시험을 통과하여 건축사 시험에 합격을 했었다.
88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
나의 생애에서 가장 밝고 즐거움이 가득했던 1988년~1989년이었다.
그리고 10년 후, 모든 것을 다 잃어가는 고통 속에서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 힘들어할 때,
많은 날들을 장자산을 돌면서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의 나의 모습이 있는 곳이다.
그 장자산을 다시 20년이 흐른 후,
용호시장에서 김밥 2줄과 콜라를 사서 올라와서 큰고개 쉼터에 앉아 점심식사를 하며
지난날을 회상하던 날.
용호동에 처음 왔을 때 어린이집에 다니던 큰 딸은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 지금 용호동에 살고 있다....
세월이 그만치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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