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구덕꽃마을 산책 본문
아카시아 향기가 코끝에서 진동을 했었다.
구덕산 꽃마을에서 구덕재를 넘어 학장동으로 넘어가는 길에...
고개를 넘어 내리막길로 접어드니 학장동 너머로 멀리 낙동강과 그보다 더 멀리 김해평야가 보인다.
엄광산과 만나는 계곡에 있는 그대로 조성된 전원풍경이 정겹고
큰 아카시아 나무가 있는 풍경을 지나니 눈에 아주 많이 익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산 시립 정신병원, 대남병원, 구덕병원, 동인병원,
1988년 건축사가 된 이후 직접 계획하고 설계를 하거나, 설계에 참여하기를 2000년까지 이어진 곳.
나와 한살 차이여서 때론 친구같이, 때론 사업주로서 인연을 갖고 서로 돕고 살던 사람.
IMF 금융사태이후 심각하게 어려웠을 때, 우리 가족에게 집을 마련해주어 지금껏 살게 해 준 사람이 머물던 곳.
안타깝게도 그 분은 2006년 갑작스러운 병으로 세상을 뜨고 말아서 그 이후 다시는 오지 않았던 곳이다.
구덕재 마지막 내려오는 길에 예전에 자주 들러 식사를 하던 구덕 민속촌을 둘러보고,
대남병원 건축물들이 놓여진 길을 걸으며 그 13년 동안의 나의 건축적 흔적이 묻어있는 지나간 풍경을 보는데
꼭 어제와 같은 느낌이 든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2013년 5월<구덕재를 넘으며>
2012년 아내와 같이 구덕꽃마을에 올라와서 <지리산어탕>에서 어탕수제비로 점심식사를 하고 버스정류소 근처에서
잘 익은 참외를 사서 구덕문화공원 편백나무숲을 거닐며 산책을 하고, 2013년 부처님오신날 혼자 내원정사에 들렀다가
구덕재를 넘어서 학장동으로 넘어간 후 약 10년만에 구덕꽃마을을 다시 찾았다.
구덕꽃마을 상가들의 외벽과 간판들이 분홍색 칼라로 단장된 것이 이채로웠다...
어린이 축구교실을 마친 후 가족들과 어탕국수와 도토리묵으로 아주 늦은 점심식사를 한 구덕꽃마을에서의 어린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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