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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해운대 달맞이 언덕에 올라서면푸른 바다 위로 하늘이 보인다.아주 오랜만에 하늘이 보인다. 완전한 허무의 끝과완전한 희망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겨드랑이 가렵다.푸른 바다와 함께 잘 섞인 하늘그런 푸른 하늘이 늘 잘보이는 새로운 정착지로 날아가고 싶다.아직 완전히 소멸되지 않은 불행과 고통이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하늘이 보인다.오래전부터 늘 그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데,바다 위에도,산 위에도,살아있는 사람들 지붕 위에도,내 머리 위에도 늘 한결같이 있었던 하늘이었는데도, 그게 하늘이었는지,지옥이었는지,죽음이었는지,절망이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늘 형상을 하고 있어도아무런 정도 없이 문 닫고 있었나?얄궂은 삐짐으로 문 닫고 있었나?있어도 보이지 않던 하늘.있어도 없는 듯 숨 죽이고 있던 하늘. 1999년 ..
독백과 회상 1999
2025. 3. 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