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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강릉>관동팔경 경포대 본문

등너머 길(강원)

<강릉>관동팔경 경포대

SHADHA 2005. 4. 3. 23:51


겨울 旅行






관동팔경 경포대

鏡浦臺






달빛이 밝은 밤에
경포대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면
하늘에 달,
바다에 달,
호수에 달,
술잔에 달,
그리고 마음의 달까지 다섯 개의 달이 뜬다.


그것이
봄바람인지,
겨울바람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바람결에 호숫가 갈대들이
동해바다로 고개를 드민다.

그 겨울보다 조금은 더 길어진 햇살이
오대산을 넘어가기 전에
호숫가 서쪽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서
낮은 언덕위에 자리잡은 정자들을 둘러보다,
호해정 앞마루에 홀로 앉아
경포호에다 고독한 여독을 툴툴 털어내고
관동팔경의 으뜸이라는 경포대에 오른다.

호수가 보이는 쪽으로 한 단의 누대를
더 올려놓은 독특한 양식의 마루에 올라
율곡선생이 10세에 경포대에 올라 지었다는
경포대부를 �어보다가
거울처럼 맑다는 호수를 바라다 보니
문득 그리운 얼굴이 그 호수위에 뜬다.

오래 머물고 싶어도 머물 수가 없고,
떠나려 해도 떠나고 싶은 곳이 없다.
가고 싶고, 보고 싶은 것이 있어도
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어찌하지도 못하는 경포대.






한 기운의 유통하는 조화가 맺히기도 하고 녹기도 해서,
그 신비함을 해외(海外)에 벌여 놓아,
청숙(淸淑)함을 산동(山東)에 모았도다.
맑은 물결은 천지(天池)에서 나뉘어
한 개의 차가운 거울처럼 맑고,
왼편 다리를 봉도(蓬島)에 잃어버려
두어 점의 푸른 봉우리가 나열했네.
여기에 한 누각이 호수에 임하여,
마치 발돋움 자세로 날을 듯하다.
비단 창문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아침 햇빛은 푸른 하늘에서 비춰주네.
아래로는 땅이 아득해
성곽(城郭)을 보고서야 겨우 분별하게 되고,
위로는 하늘에 솟아 있어
별을 잡아 어루만질 성싶다.
경계는 속세 바깥이요,
땅은 호중(壺中)에 들어 있어라.
물결엔 두루미 등위의 달이 잠겨 있고,
난간은 뱃머리의 바람을 받아들이네.
길가는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면
긴 무지개가 물 속에 박힌 것처럼 보이고,
신선 궁궐이 구름결에 솟으니
흡사 신기루(蜃氣樓)가 허공에 뜬 것 같구나.

...율곡 이이 <경포대부>중에서...





















신사임당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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