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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강릉>오죽헌 산책 본문

등너머 길(강원)

<강릉>오죽헌 산책

SHADHA 2005. 3. 30. 01:04


겨울 旅行






오죽헌 산책

烏竹軒 散策






지야서회...율곡 이이

저 천운의 반복하는 것을
마음으로 되돌아보면 두렵고 두려워라.
아, 나는 천,지,인의 삼극에 참여하여
정기는 만물에서 빼어나네.
해와 달같이 밝은 덕
이는 하늘이 준 것일세.
그러나 헛된 생각이 본래의 밝음 침식하여
시작엔 미약하다가 종래는 치열해졌네.
산의 나무들이 도끼와 자귀에 곤란을 당하듯이
천진함이 나 스스로를 헛된 일에 빠지게 했네.
스물하고도 오 년 동안
깊은 꿈속을 취해서 헤매었구나.
어제의 잘못한 것 돌이켜 생각하니
놀랍고 두려운 마음 일어나누나.
나 이제 통절하게 스스로 맹세하노니
하늘은 응당 듣고 또 보시겠지.






산책을 하거나 여행을 할 때에는
나는 언제나 혼자이길 원한다.

나 자신이거나
또는 다른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먼 여행길에서는
내 마음같은 사람이 드물다.

내가 유별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지나치게 보편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설악산...
일년에 한 두번은 꼭 가는 곳이기는 하나
늘 스케쥴에 쫓겨 업무를 마치면 서둘러 내려오기 일수이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한 풍경찾기가 쉽지 않기도 하다.

이번 설악산 일정은 여유로움을 갖고 싶었다.
하늘이 너무 푸르기 때문이었다.

같이 동행한 세사람은 나로 인해 피곤하다.

햇살이 맑은 오전에 청간정으로 가겠다는 내게
...거기가면 볼 것이 없습니다. 그냥 정자 하나 있는데예...
로 시작해서 마지못해 따라 다니며 칭얼인다.
...우리 고향 동네에 비하면 여기는 경치도 아닙니다.
...빨리 양양가서 메밀국수에다 소주한잔하면 좋겠는데...

청간정을 돌고 나와 양양으로 향하는 길목에 그들을 꼬득였다
...아침 먹은지도 얼마 안되었으니 낙산사에 들리자.
그럼 배도 좀 꺼질 것이고, 그럼 내가 메밀국수에다
수육까지 살테니까...

낙산사까지 데리고 가기는 했는데
그들은 대웅전 근처에 잠깐 어정거리다 사라졌다.
혼자 의상대쪽을 향하고 있을 때 전화가 왔다.
...저희들 주차장에 있는데 빨리 안나오십니꺼...

그래도 나는 돌아 볼 곳은 다 돌아봐야 나간다.

그들과의 약속은 지켰다.
양양 시장안 유명한 메밀냉면집으로 가서
냉면과 수육, 그리고 소주를 사주었다.
나는 풍경을 찾아 거니는 것이 행복하고
그들은 그리 앉아서 먹고 마시는 것이 행복하다.

그리고 다시 내려 오는 길에 강릉 오죽헌을 들리고 싶었다.
그냥 부산으로 가기에는 햇살이 너무 푸르고 맑다.
그러나 그들은 또 반대한다.

...부산 빨리 내려가서 소주나 한잔 더 하면 좋겠습니다.
...오죽헌, 거기 아무것도 볼 것 없습니다.
그냥 옛날 부로조아 가정집인데예...

나는 결국 오죽헌앞에서 그들과 헤여졌다.
자유로워지기 위해 그들을 먼저 보냈다.

...차도 없이 어떻하실려고예...
...내일 일요일이니까 강릉에서 자든, 정동진에서 자든
나 혼자서 여행 좀 더 할테니 걱정말고 먼저 내려가..

그날밤 부산에 도착한 그들은 술집으로 향했고
나는 자유로운 여행을 계속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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