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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팔공산 돌구멍 절 본문

풍경소리 (山寺)

팔공산 돌구멍 절

SHADHA 2005. 4. 9. 00:03


八 公 山






팔공산 돌구멍 절

中岩庵






팔공산 은해사 경내를 지나
산정을 향해 이리 꼬불 저리 꼬불 3.5km
소나무 숲이 깊어지면 질수록
아직 봄은 겨울속에 묻혀 있는 듯 하다.

간간히 철쭉이거나 개나리가 계곡따라 피었으나
왠지 아직은 익숙치 않고 수줍게 느끼는 것 같다.

햇살이 깊게 들지 않는 폭포에 흐르는 계곡물이
차갑게 느껴지는 것은
아직 내 가슴에 봄이 오지 않았음일까 ?

돌고 돌고 돌아도 그 끝이 아직도 멀어 보여서
어쩌면 이러다 하늘까지 닿지나 않을까...
하여 기암 절벽 아래 작은 터에 닿았다.






삼국을 통일한 김유신 장군이 수련한 곳.
세 살 먹은 어린이가 흔들어도 흔들린다는 건들바위.
만년을 살았다는 만년松.
물맛이 매우 뛰어난 석간水인 장군水.
기묘한 바위들로 만들어진 극락굴.
우리나라에서 제일 깊다는 해우소.

팔공산 벼랑위에 살짝 걸려 있는 돌구멍 절
중암암.






중암암 해우소의 깊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설화.

옛날에 통도사와 해인사, 돌구멍 절에서 수행을 하고 계시던
세 분의 도반 스님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절을 자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제일 먼저 통도사에 계시는 스님이
...우리 절은 법당 문이 어찌나 큰지 한 번 열고 닫으면
그 문지도리에서 쇳가루가 1말 3되나 떨어진다...고 하며
은근히 절의 규모를 법당 문 크기에 빗대어 자랑을 하셨다.

이어 해인사에서 오신 스님이
...우리 해인사는 스님이 얼마나 많은지 가마솥이 하도 커서
동짓날 팥죽을 쑬 때는 배를 띄어야만 저을 수 있다"..고 하며
절의 규모와 큰 솥이 있음을 자랑하였다고 한다.

두 스님의 자랑을 듣고 있던 돌구멍 절 스님은
절의 규모등으로 자랑할 것이 없자,
...우리 절 뒷간은 그 깊이가 어찌나 깊은지 정월 초하룻날
볼일을 보면 섣달 그믐날이라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라고 자랑을 하여 한바탕 크게 웃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중암암 스님이 제일 큰 허풍으로 도반 스님들의
절 자랑을 제압했다고 볼 수 있지만
벼랑 위 바위 속에 만들어진 중암암 해우소가 얼마나 깊은가를
상상해 볼 수 있는 설화다.






한발자욱만 헛디디면
벼랑 아래로 속절도 없이 떨어져 버릴 것 같은,
세찬 바람결에도 미련도 없이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작은 암자이지만 신라시대의 천년 고찰.

법당 툇마루에 앉으며 햇살이 가슴에 닿고
봄이 오는 山景이 한눈에 들게 하는 낮은 담장곁에
하얀 목련 나무 한그루가 정겹다.

산으로 올라온 물고기 한마리가 풍경소리를 울리니
고운 비구니 스님이 따라 주시는 茶의 향기가
푸르고 맑게 느껴진다.

...이제 봄날이 오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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