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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20 二 日 市 溫 泉 본문

九州 日記

20 二 日 市 溫 泉

SHADHA 2004. 1. 19. 16:29



日 本...................二 日 市 溫 泉








九 州 日 記

이일시 온천








먼 산 위의 하늘에 아직 저녁놀의 여운이 어렴풋이 남아 있어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먼 곳까지 물건의 형체가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빛깔은 이미 지워져 버려서,
아무리 가도 평범한 들과 산의 모습이 한결 평범하게 보일 뿐,
아무것도 특별히 주의를 끌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도리어 뭔가 멍한 것 같은 커다란 감정의 흐름이었다.
물론, 그것은 처녀의 얼굴이 그 속에 떠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모습이 비치는 부분만은 창밖이 보이질 않지만,
처녀의 윤곽 언저리를 끊임없이 저녁 풍경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처녀의 얼굴도 투명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정말로 투명한지 어떤지는,
얼굴의 뒤쪽을 끊임없이 흐르고 있는 저녁 풍경이
얼굴의 표면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처럼 착각이 되어,
도무지 확인할 틈을 잡을 수가 없었다.

기차 안도 그다지 밝지는 않았고,
창의 유리도 정말 거울처럼 선명하지도 않았다.
반사가 없었다.
그래서 시마무라는 들여다보고 있는 동안에
거울이 있다는 것을 잊어 버리고,
저녁 풍경의 흐름 속에 처녀가 떠 있는 것처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런 때 그녀의 얼굴 가운데에 등불이 켜진 것이다.
이 거울의 영상은 창 밖의 불빛을 막을 만한 힘은 없었다.
불빛 역시 영상을 지우지는 않았다.
그리고 불빛은 그녀의 얼굴 속을 흘러서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을 빛나게 하지도 않았다.
차갑고 먼 빛이었다.
조그마한 눈동자의 언저리를 어슴푸레하게 밝히면서
처녀의 눈과 불빛이 겹쳐진 순간,
그녀의 눈은 저녁 어둠의 물결 위에 뜬,
요염하고도 아름다운 야광충(夜光蟲)이었다.

....가와바따 야스나리 <설국>중에서







후쿠오카 하카다역에서 우리 일행은 예정에도 없던

이일시 온천으로 가기 위하여 밤차를 탔다.

보다 더 일본적인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설국>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 어떤 느낌을 찾아서,

청아하면서도 정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곳.

설국의 배경이 된 니이가다縣 보다는 훨씬 더 남쪽에 위치하고,

눈이 내리지 않는 곳이긴 하지만.

게이샤 고마코의 체취를 찾기 위해 시마무라처럼 그리로 향했다.

밤 열차 차창으로

가는 빗줄기가 뿌려지기 시작하자 그 처녀를 만날 수 있었다.







...........

접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니 눈이 많이 내리는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환해졌다. 신호소 앞에서 기차가 멎었다.
맞은편 좌석에서 아가씨가 다가와서 시마무라 앞에 있는 유리창을 열어 젖혔다.
눈의 찬 기운이 흘러들어왔다.
아가씨는 차창 밖으로 몸을 쑥 내밀더니,
먼 곳을 향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역장님! 역장님!"

.........가와바따 야스나리<설국>중에서..







그런 느낌이 드는 작은 역.

하카다역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달려 온

후쿠오카 현의 작은 온천마을 이일시 온천.

일본 전통적인 느낌이 강한 가옥들이 즐비한 토속적인 마을.

그 중에서도 풍취가 뛰어난 玉泉館에 들었다.

하룻밤에 아침식사 한끼 제공에 일인당 40만원..

특급호텔 요금보다 훨씬 더 비싼 아담한 여관.

일본을 더 깊이 느끼기 위하여..

가와바따 야스나리를 느끼기 위하여

비싼 값을 치뤄야 했다.


여장을 풀고 온천욕을 즐기고는

밤 산책을 나서보지만

마을 온 거리가 한적하여 신고 나온 일본 슬리퍼

나무 게다짝 소리만이 요란하다.


다다미방에서 일본 녹차를 마시고

단잠에 들고,

아침 새소리에 눈을 떠

곱게 기모노를 차려 입은 여인이 무릎을 꿇고

식사가 끝날 때까지 시중을 드는

호사를 누리던 아침식사.


평온함과 靜함을 느낄 수 있었던,

짧지만 설국에서 만났던 온천의 느낌을 가질 수 있었던

이일시 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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