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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안동>安東 겨울 回想記 본문

신라의 숨결(경북)

<안동>安東 겨울 回想記

SHADHA 2004. 1. 24. 15:37


韓國 旅行









安東 겨울 回想記







하얀 눈이 내리던 그 해 겨울

평생 품에 안고 키우던 외아들을

먼 안동 땅에 보낸 홀어머니가

추운 겨울 길을 기차를 타고 왔습니다.


면회.


아직 몸에 익숙해지지 않은 짙은 초록빛 군복에

노란 작대기 두 개를 단 아들의 손을 부여잡고

안동 시내로 식당으로 데리고 들어가

소고기 전골을 시켜놓고

당신은 당면가락만 젓가락에 건져들고


....많이 먹어라. 우리 새끼...

....엄마도 같이 먹자. 나 혼자 우에 먹노...

....나는 오다가 배가 고파서 기차 안에서 계란 삶은 것을

 먹었더니 별 생각이 없다...

맛있게 저녁을 먹는 아들을 그냥 미소를 머금은 채

바라만 보시던 어머니.


특별 훈련기간 중이어서 외박을 받지 못하고

외출증을 끊어 나올 수밖에 없어

아주 먼 길을 오신 어머니는 두 세시간 아들 얼굴

한번보고 저녁 한끼 먹이고는

다시 먼 길을 되돌아 가셔야 했습니다.


하얀 눈이 내리는 안동역.

개찰구 입구에서 손에다 꼬옥 쥐어주시는 돈.

....입맛 없을 때 맛있는거 사먹어라...

개찰구 안으로 들어가시면서 참고 참으시던

어머니의 눈에 눈물이 흘러 내리셨습니다.

짙은 어둠 속 승강장 가로등 불빛에 어머니의 모습이

아련해 질 때까지

어머니는 뒤돌아보고 또 돌아 보셨습니다.


외아들을 둔 홀어머니는 그렇게 오셨다 가셨습니다.


이제는 정말 먼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니.

아들하나 잘 키우시겠다는 낙으로 평생을 바치고

희생하신 어머니.

그 어머니가 보고 싶습니다.


3년 동안 군대생활을 했던 그 안동.

업무로 지나가는 길에 잠시 잠깐씩 들리기는 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왠지 그 안동을 다시 찾고 싶었고

어머니와 같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걸어보고

소고기 전골을 먹었던 식당을 찾아보았으나

세월의 흐름 속에 그 추억의 장소를 찾을 수 없게

많이 변해 버렸습니다.


다시 세월이 아주 많이 흐른 뒤

저의 두 딸들도 아빠를 기억하고,

같이 즐겨 다니던 식당과 장소들을 기억하고

추억으로 가슴에 남기고 회상을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안동 겨울 여행길에서....




















낙동강 & 안동댐 & 사극 야외 촬영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