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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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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의 운명

오정순17 차라리 열꽃이라고 말할래요

SHADHA 2004. 1. 2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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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정 순




차라리 열꽃이라고 말할래요

11/19







예술혼이 작가안에 담겨 있을 때는

열정이란 이름으로 불리지요

표현하고 싶어 견딜 수 없을 지경이면

봉오리가 터지고

무슨 매체에건 열꽃으로 핍니다.

한 사람의 열정이 역사 속에서 꿈틀거리며 살아숨쉴 때

그는 사람이 아니라 신의 도구가 되는 셈이지요.


너무 많은 장식과

현란함으로 궁은 어지럽습니다.

지키기 어려운 권위와 허상의 공포 때문에

꾸미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을까요.


나 차라리 사막으로 가서

모래능선을 보고싶어요.

목타는 공기를 마시고 싶어요.

기름진 체험보다 한계와 싸우고 싶어요.


그 속엔 눈물과 비웃음과 약간의 자만심이 차있을 뿐

내가 설 자리는 없을 것이기에...

궁은 나에게 의미가 없습니다.

꽃피워 떨어뜨리고  소로록 소리가 나게

말라버린 달맞이꽃씨집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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