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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자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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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의 운명

오정순18 나는 사람꽃이 좋다

SHADHA 2004. 1. 27. 13:15


오 정 순




나는 사람꽃이 좋다

11/23






 
많다. 사람이. 좋다.

많다. 느낌이. 좋다.

많다. 볼 것이. 좋다.

많다. 호기심이. 다가가고 싶다.

많다. 많다. 많다. 많다...많다많다많다.

'나의 파리'는 가난한데

'땅의 회상'의 파리는 기름지고 풍성하다


아니다.

장그르니에의 시선대로라면

가난하던 시선이 풍요로와졌나보다.


그래 그랬어.

마음 아플 때는 흔들리는 포플라 나뭇잎이 시달리는 것처럼 보였어.

그런데 내 마음이 맑을 때는

재미있는 이야기꽃을 피우며 속살대는 것처럼 보였거든.


그렇지

나는 사람에 실망하여  경원시 하다가

그래도 사람이 좋아 사람 속에서 살기를 선택한 사람.

내게 풍경은 경이로움이요

당연히 있어야 할 삶의 요소이다.

그르니에보다 더 지독한 친근감이다.

사색의 근원지이다.

상상력의 출발점이다.

만남의 무대이다.


사드하님

칼끝같은 선택에 늘 놀라지만

오늘의 컬럼에는 사람냄새가 나서

푸근합니다 늘 고맙습니다.


내 아버지도 그러셨어.

70이 지나는 어느날

자주 뵙지 못함이 죄송스러워서 장미 70송이를 꽂아드리며

"아버지 제법 오래 갈 거예요"라고 했을 때,

"나는 사람꽃이 더 좋다"고 말씀 하셨어.

"예 아버지, 저도 사람꽃이 좋네요"

거리에서는 별로 가짜 말이 느껴지지 않는데

(어차피 광고는 진실성이 적을 것이라는 선입견과 감정없는 지시어들이기에...)

마주 앉으면 덜어내고 골라내어야 할 말들의 축제 속에서도

나는 사람의 향을 맡는다.

소음 속에서 음악소리만 골라 듣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