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샘
밀실에 갇힌 다나에의 꿈이여
06/30
천둥과 번개를 구사하던 제우스는 얼마나 우람한 모습이었을까요. 하늘을 지배하는 자, 세계를 통치하던 자가 손수 黃金의 雨로 변신하여 청동 밀실에 갇힌 왕녀에게 다가갔을 때, 그는 또 얼마나 부드럽고 다정한 남자였을까요?
오랜만의 閑暇, 야외에서 온천욕은 하늘과 바람이 함께 휘돌며, 그래서 방황하던 모든 것이 몸 속으로 회귀하는 充溢과 환희의 의식입니다. 지난 정월 보름엔 보름달 아래 싸락눈을 맞으며 끓는 물 속엔 몸을 담그고 얼음처럼 찬 뇌수를 지닌 머리로는 소원을 빌었지요.
이제 한 해의 기원이 절반 이루어지자, 오늘은 새 꿈을 꾸었습니다. 더 늦어 기쁨을 모르기 전에 세계를 돌아보는 것, 딱 일 년만 모든 일을 중지하고, 제우스처럼 사랑을 아는 이와 함께 말입니다. 아마 세 가지 조건 중에 하나는 어렵겠지요? 어쩌면 셋 다? 그래서 꿈이지요.
요즘 자주 듣는 잔소리 두 가지 - '좋을 때 조심하라' 그리고 '땅이 비옥하면 잡초도 많다' 내 행동이 넘치지 않도록 제동을 거는 것이 그의 일과입니다. 비 온 후 무성한 밭의 풀들로 신경 쓰자 좀 대범하라는 것이 그의 충고입니다. 내 삶의 브레이크, 지하 밀실의 간수, 그러나 항상 좋은 후원자입니다.
'00.7.1 세계 일주할꺼야 꿈꾸는 푸른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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